고시촌 장수생들의 비애

고시촌이야기 2009. 1. 12. 08:0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지난 9일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사법시험을 20여년이상 공부해온분께서 고시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마치 내일처럼 안타까움이 깊게 들었다.그분의 20여년의 세월이 얼마나 고통스러웠고.힘들었는지 충분히 짐작이 되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다른 한편 여전히 신림동 고시촌 작은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형님들의 안부가 걱정되어 간단하게 문자나 전화를 해서 그들의 안부를 물었다. 다행히 그분들은 탈없이 지내고 있었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사법시험.행정고시등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들의 안식처이다. 모두 청운의 꿈을 품고 들어와 그들의 젊음의 열정을 쏟아부어 그들이 마음깊숙히 간직한 꿈을 이루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들중 일부만이 합격의 영광을 안은체 신림동 고시촌을 벗어나고 대부분은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맛보고 신림동을 떠난다.

 그러나 계속되는 낙방에도 불구하고 신림동 고시촌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있다. 그들 깊이 간직된 꿈이 너무나 커 조금만 노력하면 잡을수 있을것 같은 아쉬움에 1년만더.1년만더를 외친것이 어느덧 수년.10년이 되어버려 이른바 장수생이 된체 신림동 고시촌에 남아있게 되는 것이다.

 이들 고시촌의 장수생의 비애를 제대로 아는 이들이 있을까?일반인은 왜저렇게 되지도 않는 시험을 오래 붙잡고 있냐며 차라리 막일이라도 하라고 그들을 비난하고 고시촌의 젊은 고시생들 또한 그들을 스터디등에도 받아주지 않고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은근히 그들을 피하며 그들을 비난한다. 그럴수록 그들은 고시촌 외딴 고시원에 갇혀 더욱 외로움을 느끼고 사회로부터 점차 격리되어가는 아픔을 느낀다.

 나같은 경우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시험에 늦게 붙은 장수생이라고도 볼수있다.그러나 고시촌에는 나보다 더 형님뻘되는 이른바 장수고시생들이 많이 있다. 이상하리만큼 나는 고시공부를 할때 나보다 훨씬 형님뻘되는 그런 선배 고시생들과 같이 공부를 많이 했다. 작년 2차시험을 준비할때에도 사법시험 1차준비하는 후배녀석하나와 세무사와 회계사 준비하는 선배형님과 공부를 했는데 그선배형님들은 대학 대선배들이었다.

 그리고 평소에 알고 지내는 고시촌의 사람들도 대부분 대학 대선배인경우가 많다.왜그렇게 공부할때 그런 대선배들과 공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그분들과 공부해오고 교류하면서 난 이른바 고시촌 장수생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1.사회로부터의 격리에서 오는 절박함

 고시촌 장수생들이 처음부터 장수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들도 모두 중고등학교 대학시절에는 고향에서 천재소리를 들으며 이른바 공부로 한가닥했던 인물들이었다. 그러한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청운의 꿈을 가지고 신림동에 입성했을때 그들또한 신림동에 오래 공부해온 장수생을 비웃었을것이다.
"무슨 공부를 10년이상이나 하냐.난 3년안에 끝내겠어"하는 오만함과 자신감이 강한 눈빛으로 신림동에 입성해 그들의 장기인 공부의 달인이 되어 책을 삼키기라도 할 눈빛으로 공부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대로 고시라는것이 결코 쉽게 그들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이른바 수재들이 치열한 경쟁터인 고시도전에서 처음으로 그들은 낙방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하고 그렇게 수없이 낙방이 반복되자 점차 자신감은 상실되어 가고 어느덧 그들이 비웃던 장수생의 길로 접어 든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험을 접고 사회로 나가고 싶어도 사회가 그들을 거부한다. 물론 나이제한이 철폐되었다고 하지만 일반기업에서 30대중반이 넘어선 그들을 신입사원으로 취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그나마 집에 여유가 되면 사업이나 장사라도 할수 있어 다행이지만 집에 여유가 없는 경우는 이또한 불가능하다.

 결국 어느순간 그들은 사회로 나가고 싶어도 사회가 그들을 거부해버려 나갈수 없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어버리고 만다.


2.생계의 절실함

고시촌에서 10여년이상 공부를 하게 되면 어느순간 집에서의 지원이 줄어들다가 결국 끊겨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더이상10여년이상 고시준비비용을 집에서도 지원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나가면서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이 초래된다. 따라서 아르바이트라도 구해서 책값과 밥값을 마련해야만 한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그들에게 아르바이트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다.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구인하는 고용주들은 젊은 아이들을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구할수 있는 아르바이트자리는 기껏해야 주유소 주유원.고시원 총무.비디오방 아르바이트등이 전부이다. 그나마 고시원 총무자리라도 구하면 다행이다.어느정도 돈도 지급받고 숙식이 해결되고 공부할수 있는 시간도 확보될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을 10년이상 공부했던 대선배 k형의 경우도 집으로부터 지원이 어느순간 끊겨 고시원 총무.주유소 아르바이트등에서 부터 심지어는 인력시장에 나가 막노동까지 하면서 간신히 고시원비와 책값을 충당하며 근근히 버티고 있다. 


 예전에 k형이 나에게 이런말을 해준적이 있다. 몇년전 그해가을에 어김없이 사법시험2차시험에 k형은 떨어졌다고 한다.정말 그해에는 열심히 공부했는데 떨어져서 더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충격에 몇날 며칠을 고시원을 나오지 않고 거의 시체처럼 누워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간신히 아르바이트해서 벌어는 돈은 바닥이 나고 간신히 컵라면이나 빵으로 끼니를 해결했는데.이제 더이상 컵라면 살돈도 남아 있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돈이라도 마련해야 했는데 도무지 돈을 구할곳이 없더라는 것이다.집에 연락해서 어떻게 식비만이라도 달라고 하기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아니하고 또 그동안 고시촌에만 있어서 대학.중고등학교 친구들과는 연락이 단절되어 버리고.고식공부했던 친구들도 사정은 별로 좋지 않고. 결국 그렇게 이틀정도를 라면하나 먹지 못하고 굶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간신히 어떻게 같이 공부했던 친구를 만나 얼마의 돈을 빌린후 바로 가게에 가서 컵라면 하나를 사먹는데 그렇게 세상에서 컵라면이 맛있어본적이 없더란다. 그렇게 컵라면 맛있게 먹고나니 그제서야 "참 내가 뭐하는 짓인가?,완전히 사회에서 단절된체 고립되어 살아가는구나..."하는 허무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점차 생계가 어려워지는 그들은 점차 자신감마져 상실되어 가고 가능한 숙식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신림9동 산꼭데기에 위치한 가장 저렴한 고시원을 찾아 떠나간다. 신림동 산꼭데기에 위치한 고시원은 여전히 15만원의 돈으로 한달간 숙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수생들의 마지막 안식처같은 곳이다. 그나마 그렇게 기거할곳이 있다는 것 조차가 다행스러운 점이다.


3.같은 고시생으로부터도 따돌림 당하는 장수생의 비애

일반 사회인으로부터도 고시촌 장수생의 인식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그러나 그들을 더욱 아프게 하는것은 같은 고시생으로부터도 따돌림당한다는 것이다.

고시촌의 젊은 고시생들은 은근히 고시촌 장수생들을 비하하거나 따돌리는 경우가 많다. 각종 스터디를 모집하는 경우에도 나이제한을 두어 장수생과 같이 공부하기를 꺼려한다. 공부분위기에 저해된다는 이유에서다.그리고 장수생이 있는 독서실 열람실이나 고시원등은 가능한 피할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장수생으로 불리우는 우리의 선배들은 젊은고시생들과 같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그런 처지가 되어버린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외로움은 더욱 커져갈수밖에 없고 점차 신림동 고시촌에서 조차 고립된체 외로운 섬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4.갈수록 깊어지는 인간에 대한 그리움

 " 어느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말야.내가 거의 3일정도를 아무말도 안하고 지난거 같더라.정말 다시한번 생각보니까 맞는거야.하기야 뭐 하루종일 고시원에 처박혀 있으니까 정말 말없이 지내게 되는거야 밥먹으로 식당에 갈때도 혼자 식권내고 그냥 먹으면 되고.또 고시원에 와서 책보고 그렇게 계속 반복되는 거야......꼭 무인도에 같혀 버린 로빈슨 크루스가 되어버린거 같은거야......이러다 정말 몇개월만 지나면 우리나라 말을 잊어버릴꺼 같더라고....가끔가다 정말 단어가 머리속에서는 맴도는데 생각이 안나는거야...참 환장하겠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 벽보면서 혼자 대화해 우리말 안까먹으려고........어떤놈이 보면 고시공부오래 해서 미쳤다고 하겠지....하하.........."

                                   (고시촌 어느고시원에서 바라본 석양)

 어느날 만난 선배형이 나에게 해준말이다.사회와 또 고시촌에서 조차 격리된 그들은 그럴수록 인간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만 간다. 그래서 가끔 대학시절에는 그렇게 과묵하고 터프했던 대선배인 형들을 우연히 고시촌을 가다 만나게 되면 선배들은 그렇게 반가워하며 수다 봇다리를 늘어놓는다.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다풀어놓기라도 하려는듯....

 " 요즘은 고시원에 정말 들어가고 싶지가 않아. 그래서 밖에서만 맴돈다. 독서실에 아침일찍가서 가장 늦게 나오고....또 피씨방에 가서 시간때우던지 해..정말 요즘은 고시원 들어가기가 싫어 .정말...무슨 책에도 나왔던것처럼 관속에 들어가는 느낌이야..사방은 창없이 꽉 막혀 있고..누우면 다리하나 제대로 피기 힘들정도로 꽉 차버리고...답답해서 죽을꺼 같아...정말 ....고시원에 있고 싶지가 않아....휴...언제 이놈의 신림동이라는 거대한 수용소를 떠나게 될지....."

 작년에 같이 공부했넌 회계사를 준비하는 M형이 나에게 해준말이다. M형은 직장생활하다 뒤늦게 회계사 시험에 뛰어든 형인데 신림동에 늦게 들어온만큼 그 답답한 고시원이라는 공간을 견디기 힘들어 했다.

 하기야 가족들과 함께 티비도 보고 식사후 과일도 깎아먹으면서 단란하게 지냈던 이들이 쪽방같은 답답한 고시원에 처음 들어오면 그 적막함과 외로움에 견디기 힘들것이다. 또 장수생들은 금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고시원에 세상과 연락할수 있는 인터넷등을 설치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끔 고시원에 누워 적막감 속에 멀뚱멀뚱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신이 관속에 누워있고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그들에게 가장 무서운것은 외로움.인간에 대한 그리움이다.


5.사회적 안전망과 관심필요

 매년 고시촌에서는 오래동안 공부해온 장수생이 주검이 되어 발견되었다느니.혹은 시험에 대한 중압감을 못이겨 안타깝게 자살했다느니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그리고고시촌 장수생의 인식또한 그렇게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우리가 보듬어야할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국가는 취업교육.상담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을 우리사회로부터 격리하지 말고 사회에 포용해야 할것이다.

또한 그들 또한 고시촌에서 그들의 꿈을 이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고시생이라는 사실을 우리 젊은 고시생들이 잊지 말아주었으면한다. 나는 대부분 장수생 선배들과 공부를 같이 했는데 그런 선배님들로부터 많은 시험에 대한 노하우.인생에 대한 지혜를 전수 받을수 있었다. 따라서 그들과 함께 동반자정신을 가지고 어려움을 해쳐나가주었으면 한다.

                                            (눈이 내린 고시촌 풍경)

그리고 고시촌에서 외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악전고투하고 있는 우리 선배님들이 부디 올해에는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란다.자신의 꿈을 이룩하기 위한 열정앞에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 여전히 사법시험등 각종고시에서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합격의 영광을 차지하는 나이많은 고시생들이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부디 올해에는 좌절하지 말고 그들의 꿈을 이루어 신림동고시촌이라는 공간을 훨훨 자유롭게  날아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사법시험2차시험을 마치고 오는 이들에게 시험을 마친 소감을 물어보면 꼭 이런 말들을 한다."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지옥과 같은 순간이었다",혹은 "영영 기억속에 지우고 싶은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

시험을 마치고 오는 고시생들의 표정은 대부분 넋이 나간 표정이거나 아주 초췌한 표정들이다. 도대체 얼마나 힘든순간을 보냈기에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초췌한 표정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런 고통스러운 순간이라고 말들을 하는 것일까?

 세상에 쉬운일이 하나도 없고 대부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든 경험을 해야 한다.사법시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그러나 사법시험 2차시험 기간에 도대체 무슨일들이 벌어지는지 친구들이 가끔 물어보기도 하고 또 다른 분들도 궁금해 하는것 같아 작년 2008년 경험한 2차 시험을 바탕으로 몇번에 걸쳐 나누어서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글재수는 없으니 재미나 이런것은 기대하지 말고;; 그냥 사법시험2차시험기간에 이런일이 벌어지는 구나하고 봐주었으면 좋겠다.


1.무더운 여름 4일동안 총 7과목의 시험을 치루는 2차시험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것 처럼 사법시험은 1차시험.2차시험.3차시험으로 나누어진다. 1차시험은 객관식 시험으로 하루에 걸쳐 치루어진다. 그러나 2차시험은 논술형 시험이다.한과목에 2시간의 시간을 주고 보통 50점짜리 큰 케이스 문제.그리고 20점이나.30점짜리의 약간 작은 케이스 문제를 내고 그러한 문제를 그동안 배운 법률이론과 판례를 바탕으로 풀어나간다.

 분량은 이차시험 전용 답안지에 기록하는데 답안지는 총 한과목당 8페이지의 분량이 있는데 대부분의 고시생은 2시간에 걸쳐 8페이지를 대부분 채운다. 

 특히 2차시험은 1차시험과 달라서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총4일에 걸쳐서 치루어진다. 3일동안은 하루에 두과목의 시험을 보고 마지막날 하루는 민법 한과목을 본다.대학이나 중고등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치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시험이 무덥고 습한 6월말에 치루어지고 또 4일이나 걸쳐 치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고시생들이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시험보고 나서 대부분 초췌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그때문이다.


2.시험장소에 따라 울고 웃는 고시생들

 사법시험 2차시험 장소는 4곳의 대학에서 치루어진다. 보통 연대.고대.중앙대.한양대 이렇게 치루어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신림동에 거주하고 있는 관계로 대부분은 신림동에서 가장 가까운 중앙대에 걸리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시생이 중앙대를 원하는 반면 수용인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중앙대에 걸릴 확률은 그만큼 낮다. 시험장소 선택에서 부터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신림동에서 아주 먼 고려대같은 곳에 걸리면 4일동안 시험장까지 가는 시간이 너무 낭비되고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고시생들이 지극히 꺼려한다. 특히 시험기간 내내 1시간.아니 1분 1초가 아까운데 시험장소로 이동하는데 그런 소중한 시간을 낭비 하는것은 고시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 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시생들은 간절히 중앙대에 걸리기를 바란다. 따라서 일단 시험장소로 중앙대에 당첨이 되면 환호를 하며 일단 운이 좋다는 징조로 받아들인다. 반면 신림동에서 먼 장소에 걸린 이들은 대학근처에 방을 잡아야 하나 통학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3.모범택시 예약하기 경쟁돌입

 이렇게 시험볼 장소가 정해지면 6월초나 중순정도가 되면 시험장소근처에서 숙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험장소에 통학할 모범택시를 예약한다. 이때되면 각 모범택시 업체의 전단광고가 신림동 고시촌에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볼수 있다.일종의 모범택시업계에서는 짭잘한 대목이라고 볼수 있다. 

 보통 4일동안 이용하는 모범택시 비용은 약 20만원후반대에서 30만원정도이다.아무래도 자신의 인생을 걸고 보는 4일간의 시험이기 때문에 고시생들은 그나마 안락하고 편안하게 시험장에 도달하기 위해서 모범택시를 이용한다.그러나 고시생들에게 약 30만원정도의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같이 시험을 보는 친구들과 비용을 분담해 같이 이용하거나 그런 친구들이 없으면 모범택시를 같이 이용할 고시생을 구하는 글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가능한 비용을 줄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사법시험2차시험 당일날 신림동에 오면 신성초등학교에서부터 쭉 늘어선 검은색 모범택시 행렬을 아마 볼수 있을것이다.나는 시험장소가 신림동에 가까운 중앙대에 걸렸지만 고민끝에 중앙대 근처의 원룸을 구해 숙박했다. 그러나 경험상 중앙대의 경우는 신림동에서 가깝기 때문에 굳이 숙박을 할필요는 없을듯하다.


4.폭풍전야 같은 사법시험 전날(6월22일)

 드디어 대망의 사법시험 전날이 찾아왔다. 제 50회 사법시험 2차시험은 6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에 걸쳐 치루어졌다.드디어 피말리는 이른바 사시생들 사이에서 불리워지는 '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된것이다.

나는 현장적응을 위해 6월 20일 즉 금요일에 중앙대 근처의 베이스캠프 즉 미리잡아 놓은 원룸으로 이동을 했다. 그날 밤에 정리해놓은 책,옷몇벌,세면도구등 간단히 짐을 챙겨서 택시로 이동을 하는데 무엇인가 갑작스럽게 처량함이라고 해야할까 그런것들이 밀려왔다.

 마치 군대가기 전날밤의 그런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다시 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그런 길을 떠나는것 같은 그런 묘한 느낌이었다.그렇게 다소 우울한 느낌을 받으며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짐을 대충 정리하고 방한가운데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데 무척이나 어색하고 낯선 기분이었다. 

 대학시절의 낙방경험.그리고 무작정 다시 도전해서 지금까지 온경험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다.  물론 내년한번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마치 절벽끝에 누가 나자신을 밀어넣어 더이상 밀려날곳이 없는 막다른 인생의 고비를 맞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자신의 인생을 걸고 또하나의 커다란 도박을 벌이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도무지 기분이 찹착하여 무작정 나와 중앙대로 향했다. 대학시절 재시를 볼때도 중앙대에서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눈에 익었다. 도서관이 어디인지도 알고 학교 식당도 알고 마치 모교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익숙했다. 중앙대 도서관 근처에 올라와 캔커피 하나를 자판기에서 꺼내 난간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며 야경을 바라보며 내가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했다. 이제 마지막 힘을 내서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 붇기만 하면 된다고 스스로 체면을 걸었다. 

 다시 원룸에 들어와 새벽녘까지 뒤척이다.간신이 잠이 든후 이른아침에 바로 중앙대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토요일날은 헌법을 정리했다.그동안 정리한 기본서를 바탕으로 이른바 눈도장 혹은 책을 스킵해야 한다.

 2차시험은 객관식 시험이 아니고 논술형 시험이기 때문에 즉 직접 자신이 글로 써야 하기 대문에 시험전날 그 두꺼운 기본서를 한번 대충이라도 읽지 않고 즉 눈도장을 찍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가면 아무리 오래 공부했어도 답안지에 잘 현출이 안되기 때문에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시험전날에 기본서를 다보고 들어가려고 한다. 

 나같은 경우는 토요일에는 시험 첫째날 첫과목으로 보는 헌법 그리고 일요일에는 행정법을 보기로 마음먹고 헌법공부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정리해온 과목들이고 하루의 시간을 잡았기 때문에 밤 10시정도 되니까 대충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책을 정리하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왔서 대충 씼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일어났는데 영 몸이 찌뿌등하고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는것이 느껴졌다. 감기몸살에 걸려 버리고 만것이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 다는 그 감기가 하필이면 시험전날에 걸려버리는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 결과가 발생해버렸다.온몸은 쑤시고 열은 나는데 나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쓴웃음만 흘러 나왔다.

 그래도 시험이 바로 전날이니 가까스로 몸을 추스리고 약국에서 감기몸살약을 구해 입에 털어 넣고 약기운으로 중앙대 도서관에 앉아 버텼다.머리에서 열은 나고 온몸은 누군가에게 두드려 맞은것처럼 쑤셨지만 꾸역꾸역 그렇게 책을 보았다.종착역 막바지에서 포기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드덧 시간은 흘러 밤이 되었고 시계는 밤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행정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것 같고 더이상 무리해서는 내일첫시험조차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것 같아 행정법 각론부분을 미쳐 다보지 못했지만 공부를 접고 터벅터벅 중앙대 도서관을 내려왔다.

 그리고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 대충 씻고 잠자리에 누웠으나 몸은 피곤한데 잠이 잘오지 않았다. 머리속에서는 계속 오늘 보았던 행정법 책내용이 빙빙돌고 있고.몸은 쑤시고.걱정과 한숨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왜 하필 시험전날 이런 불상사가 생기고 만것일까 하는 허탈함이 계속 밀려왔다. 그동안의 수개월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것만 같은 두려움에 잠못이루고 계속 뒤척이다,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요란한 자명종 소리와 함께 부시시 눈을 떴다.


사법시험합격자발표날,고시촌풍경

고시촌이야기 2008. 10. 22. 10:19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10월21일 아침 고시촌의 아침은 폭풍전야같은 고요함속에 긴장감이 넘쳤다.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발표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2차시험을 본 나또한 긴장감과 초조함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채 아침을 맞이했다.

 이른아침에 도저히 신림동의 작은 원룸에서는 합격자명단이 뜰때까지 있을수 없을거 같아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근처 관악산으로 향했다.여러번의 시험의 낙방끝에  내인생을 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내인생에서 모든열정을 쏟아 공부를 했고 올해 1차시험에 합격후 6월에 2차시험을 보았다.담담하려고 노력했지만,발표일이 다가오면서 나도모를 긴장감과 초조함이 찾아오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관악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그때의 생각.대학시절 합격자명단에 내이름이 없는것을 확인후 좌절하던순간. 간단히 짐을 챙겨 신림동으로 오던때의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관악산으로 오르는 도중 침울하고 초췌한 표정의 몇몇이들을 보았다. 아마 그들도 조금있으면 발표할 사법시험2차시험을 본 수험생들일것이다. 그들의 고통.긴장감은 시험을 본사람만이 알수 있을것이다.2차시험4일동안에 잠도 제대로 못해 헛구역질을 연발하며 오직 정신력으로 버텨온 그들만이 그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이해할수 있기에 그들의 모습이 더욱 처량해보였다.

 그렇게 약 천천히 몇십분을 걸은 끝에 관악산 호수공원에 왔다.호수공원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그곳에서 거의 한시간동안을 멍하니 잔잔한 물결을 바라만보았다. 이미 불합격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시험에 떨어지면 또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하는 걱정부터.불투명한 장래에 대한 고민등으로 한숨만 계속 터져나왔다.

 이제 관악산을 내려가야 한다고 마음속에서는 말하고 있지만 내려가서 명단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렇게 몇번인가를 망설이고 망설이며 관악산 주위를 맴돌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1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이제 고시촌으로 향해야 했다. 결과가 어찌되었건 명단을 확인해야 했다.

발걸음은 천근같았다. 힘겨운 발걸음을 간신히 이끌어 다시 고시촌으로 돌아왔다.그런데 고시촌으로 돌아오니 상원서적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순간적으로 직감했다. 합격자 명단이 뜬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오후3시에 발표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난모양이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니 심장이 마구마구뛰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나의 발걸음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상원서적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고 전화를 하거나.친구의 합격을 축하해주고 있었다.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합격자 명단앞에 서니 나의 심장은 이제 터질꺼같이 뛰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떨리는 눈으로 명단을 확인했다. 그렇게 몇초가 흘렀을까? 난 믿을수 없었다. 합격자 명단에 내이름이 있었다. 도무지 믿을수 없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혹시 동명이인이 아닐까해서 수험번호까지 확인했지만 분명 나였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2치시험을 보던 첫날 긴장때문인지 몸살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어가며 보아야했던 기억등이 떠올랐다.

 어머니께 제일먼저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나도 눈물이 날것같았지만 어머니앞에서는 꾹참아가며 울지않았다.

 아침에 그토록 고요했던 고시촌은 언제 그랬냐는듯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미 각 서점에는 합격자 명단과 컷트라인을 붙혀 놓았고.사람들은 그명단앞에 모여 자신의 이름 혹은 친구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명단을 확인한 이들은 친구의 합격에 축하의 전화를 해주는 이도 있었다.하지만 어떤이들은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 고개를 푹숙인채 북적거리는 인파사이를 빠져나갔다.


 얼마후에 고향의 친척들.친구들로부터 축하의 문자.전화가 왔다. 전화통에 불이난다는 말이 이해될정도였다.모두 고마웠다. 같이 공부하던 J형,M형,B군이 찾와왔다.모두 축하해주었다. 우리는 곧바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인파를 헤치고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오후 6시정도였지만 삼겹살집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부분이 합격자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모임인듯했다.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띤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우리일행도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나를 다시한번 축하해주었다.오래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었다.작년부터 벼랑끝에 섰다는 위기감에 항상 긴장한채 경직되었던 내몸이 오래간만에 녹아내리는듯한 느낌이었다.

 우리일행은 밤늦게까지 조촐한 소주와 삼겹살 파티를 했다.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소중한 하루를 헌납해준 J형,M형,B군이 너무나 고마웠다.그렇게 우리는 밤 12시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함께 했다. 그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작은 원룸으로 향했다.밤 12시가 넘었지만 고시촌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술집에는 합격을 축하해주는 이들로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거리거리마다 서점에 붙어 있는 합격자 명단을 바라보며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도중,이번에 사례스터디를 같이 하던 대학선배가 내가가는 길 반대방향으로 오는것을 보았다.그선배도 나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선배는 애써 나의 눈을 피했다.선배의 애써 피하는 눈빛을 보고 직감적으로 선배의 불합격을 알수있었다.이번에 2차시험을 5번째 본 선배인데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같이 공부했던 동료중 일부만 합격하고 자신은 떨어진 심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비참함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 대학시절 나또한 그러한 경험을 해보았기에 그선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신림2동 산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원룸으로 향하면서 애써 눈을 피하던 초라한 모습의 선배가 자꾸만 떠올랐다.부디 선배가 내년에는 꼭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를 기원했다. 언덕배기 중간정도에 오르던중 한남녀 고시생이 보였다. 그들도 술에 취해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 여자고시생은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일요일아침에도 독서실에 나와 공부했는데....이름이 없어..무언가 잘못된거야...."
 라며 눈물을 펑펑쏟았고 그옆의 남자고시생이 위로해주고 있었다.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또한 눈물이 날건만 같았다.그들의 눈물의 의미를 일반인들은 알지 못한다.몸살감기가 걸려도 한번 밀린 진도는 회복할수 없기에 아픈몸을 이끌고 학원강의들 끙끙거리며 들어야 했던 아픔,2차시험전날 수천페이지가 넘어가는 책한권을 다보야 하는데서 우는 막막감등을 일반인들은 도무지 알수가 없다. 그러한 고통을 참아내며 인생의 모든것을 걸고 도전했던 시험에서의 탈락의 아픔은 그만큼 깊을수밖에 없다.


 사법시험 발표날 신림동 고시촌의 풍경은 합격자의 밝은 웃음과 떨어진자의 깊은 한숨과 좌절의 눈물이 공존하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그 미묘한 아픔과 기쁨이 함께하는 모습이었다.합격에 즐거워 하며 핸드폰으로 가족이나 여자친구에게 그 기쁜 소식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있는 반면.고개를 푹숙인채 깊은 한숨을 쉬며.남몰래 아픈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술집에 모여 합격의 기쁨을 함께 하며 밤새 축하주를 마시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두침침한 고시원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깡소주를 마시며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는 흐르는 눈물에 가슴아파하는 이들도 있다.

 신림동 고시촌,사법시험 합격자 발표날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운명은 그렇게 냉혹하게 갈린다.하지만 내일의 태양은 다시 떠오르듯 불합격자들은 다시 아무런 일이 없다는듯 훌훌 아픔을 털어버리고 이른아침에 학원강의를 듣기 위해 고시원을 나설것이다.그들의 꿈이 반드시 이룩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고시생이 좋아하는 드라마 '신의저울'

고시촌이야기 2008. 10. 13. 01:2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금요일 밤 책상에 앉아 책을 보느냐 뻣뻣해진 몸을 풀기 위해 잠시 자판기 커피한잔을 빼들고 독서실 휴계실로 가면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게실에 설치된 대형 티비를 눈이 뚤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수있다.

 고시생들은 티비화면을 보며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진지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SBS에서 금요일 밤에 방영하는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이다. 금요일밤마다, 많은 고시생들이 신의 저울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한다. 시간이 없이 드라마를 보지 못한이들은 일요일에 인터넷으로 몰아 보기도 한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중에 하나는 고구려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의 나라도 아니고,주말드라마도 아닌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이다. 신의저울은 금요일 심야시간에 방영되는 관계로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예외이다.

금요일 밤 많은 고시생들이 독서실휴게실이나 피씨방등에서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고 그다음날 고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커피한잔씩 하면서 신의저울을 화제삼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신의 저울이 고시생들에게 이토록 인기가 있는것은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인 고시생과 그리고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인 연수원생.변호사.검사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초반부에 다루었던 신림동 고시촌의 풍경과 고시생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리얼하게 다루어서 많은 고시생들의 공감을 샀다. 고시촌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고시생들의 모습.시험이 떨어지고 좌절하는 모습.고시생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추리닝에 쓰레빠를 신은 고시생들의 모습에 많은 고시생들이 공감을 했다. 

 고시생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들중에 하나가 " 너 몇년이나 공부했는데 아직도 못붙냐?" 혹은 "뭐 몇년 죽을듯 책만 보면 붙는거아냐?"이런말들이다. 고시생들의 애환.아픔.슬픔을 사회에 있는 일반인들은 이해할수 없다. 시험에 실패후 애인과의 가슴아픈 이별,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오는 미래에 대한 중압감,열심히 공부해도 시험에 자꾸 떨어질수 밖에 없는 자괴감 등 고시생들은 저마나 한두가지 가슴깊은 곳에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고시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친구들이나.친척들이 툭툭던지는 말은 고시생에게 상처로 다가온다. 하지만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는 이러한 고시생들의 고뇌와 아픔을 리얼하게 잘묘사해 고시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드라마의 작가가 전직 고시생출신이 아니냐는 말이 있을정도로 고시촌의 생활과 고시생들의 모습을 아주 현장감있고 리얼하게 표현한것이다.

 또 모든고시생들의 꿈인 사법연수원의 모습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어 고시생들은 드라마를 보며 마치 자신이 연수원에 있는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꼭 연수원에 가고 싶은 의지를 불사르게 한다. 또 동생의 억울한 누명을 밝히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장준하와 그주변인물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상상하기도 한다.

 반드시 시험에 합격해 자신들도 저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억울한 누명을 밝혀내는 또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그러한 변호사.법조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시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의 지위를 신의저울이 차지하고 있다. 고시생의 애인이 너무 이쁜거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고시생과 사법연수원생의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한 신의저울이 많은 고시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2차시험을 마치고 마땅히 시간때울 방법이 없는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있는듯하다. 이들은 금요일밤마다 고시원에 티비가 없는 관계로 독서실휴게실로 나와 드라마를 보며 눈에 익은 고시생들의 모습.합격자 발표명단이 붙은 법문서적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드라마 초반부의 고시촌의 모습이나 연수원의 모습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고시촌에서의 인기는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신의 저울은 고시촌의 최고의 히트드라마중의 하나이다. 금요일 심야편성의 한계로 신의저울은 시청율 10% 초반의 평범한 드라마이지만 고시촌에서 만큼은 예외인 고시생들을 위한 인기드라마가 되어 가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에도 많은 고시생들의 독서실 휴게실에 삼삼오오모여 휴계실의 대형티비에서 드라마의 멋진 장준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한다.

럭셔리 고시생과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

고시촌이야기 2008. 9. 23. 07:32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서울대 주변 각종 고시학원과 고시원.미니원룸들이 모여있는 신림9동과 2동을 아우르는 영역을 우리는 신림동 고시촌이라고 부른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사법시험.행정고시.공인회계사.세무사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모여드는 곳이다.
 
 그러나 IMF이후 빈부의 격차가 눈에 띄게 늘어난것처럼 이곳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도 빈부의 격차가 보인다. 이른바 집안에 여유가 있는 럭셔리 고시생과 그렇지 못한 헝그리 고시생의 삶은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럭셔리 고시생의 하루

 강남에 살거나 혹은 집안에 좀 여유가 되는 럭셔리 고시생의 하루는 한마디로 공부할맛나는 하루이다. 그들 혹은 그녀들은 집이 강남쪽에 있는 경우는 직접 자신의 차를 끌고 신림동 독서실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그들의 차는 국산 중형차이거나 일본의 도요다의 렉서등도 있다. 개인적으로 본차들은 한 여자 고시생이 독일의 폭스바겐을 타고 독서실을 출퇴근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얼굴도 이쁘게 생겼던데 많은 여자 고시생들의 질투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이쁘지 공부도 잘하지 집안도 여유롭지 그야말로 행복자체일것이다.

 집이 먼곳의 럭셔리 고시생들은 신림동의 원룸에서 생활한다. 평범한 고시원형태의 미니원룸이 아니라 집면적이 15평이상되는 드럼세탁기.에어컨등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대형원룸에서 전세 5000만원이상을 주거나 .월세 60만원 이상을 주며 편안하게 머문다.혹은 근처 아파트를 통채로 전세로 얻어 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럭셔리 고시생들은 최고급독서실에 출근해 공부를 시작한다. 신림동 고시촌의 독서실은 이러한 럭셔리 고시생들을 겨냥한 최고급 독서실들이 속속생겨나고 있다.보통 신림동 고시촌 독서실의 가격은 10만원에서 12만원 사이가 대부분인데 최고급 독서실의 가격은 18만원이상을 호가하는 곳들이 많다. 이러한 최고급 독서실은 그야말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모든 화장실에 비데는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고.독서실책상안에 동영상강의를 듣기 쉽도록 최신형 LCD모니터를 장착한 컴퓨터가 설치되어있다. 또 책상도 이른바 스터디형 책상으로 상당히 넓직하여 공부하기가 상당히 편하다.그리고 각 열람실마다 최신식 공기청정시스템이 갖추어져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는 쾌적한 곳에서 공부를 한다.

 독서실안에는 간단한 운동을 할수 있도록 헬스시설이 갖추어져있고 샤워실 또한 갖추어져있다. 그리고 휴게실에는 대형 평면티비와 안락한 소파 수면실등이 갖추어져 편안한 휴식을 취할수 있다.

 그렇게 최고급 안락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후 럭셔리 고시생들은 식사를 한다.식사는 그들도 대부분 고시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만 이미 고급입맛에 길들여진 그들에게 싸구려 식자제를 사용하는 고시식당이 입맛에 맞을리 없다. 따라서 고시식당 음식에 질리면 그들은 서울대 입구역에 있는 아웃백,빕스등의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한다. 식사후 테이크아웃점에서의 디저트로의 커피나 생과일 쥬스도 잊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다시 쾌적한 최고급 독서실로 향한다. 그러나 일부 럭셔리 고시생들은 과외를 받으러 떠난다. 최근 신림동 고시촌도 과외가 유행하고 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연수원생들을 선생님으로 하여 한달에 몇백만원이상의 고액의 과외료를 지불하고 연수원생들의 생생한 합격비법을 전수받고 있는것이다.이렇게 우수하게 합격한 연수원생들의 합격비법을 1:1과외로 전수받으니 그들의 합격률은 점차 증가할수 밖에 없다.

 연수원생과 함께 한 고액과외를 마치고 밤이 되면 럭셔리 고시생들은 체력단련을 위해 근처의 헬스클럽으로 향한다.한달에 약 4만원에서 5만원이 하는 시설에서 쾌적하게 갖추어진 각종 운동기구들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시원한 샤워를 한후 60만원짜리 원룸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한밤중이 되고 운동도 열심히 했으니 배속이 출출하다는 신호를 해온다. 그러면 그들은 출출함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일식초밥집에가서  전문일식요리사들이 맛있게 만들어준 9000원짜리 연어초밥이나 사케를 한잔하며 하루 일과를 마친다.그리고 강남에 사는 고시생은 애마 폭스바겐을 타고 집으로 향하고 쾌적한 고급원룸에 사는 이들은 원룸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놓고 달콤한 꿈나라에 빠진다.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는 신림9동 산꼭대기에 위치한 15만원짜리 닭장같은 고시원에서 시작된다. 최근에 신림동도 개인생활을 중요시하여 사생활이 보장되는 미니원룸들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신림9동이나 2동 꼭데기에는 아직도 고시원이 많이 남아있다. 돈의 여유가 없는 가난한 고시생들의 마지막 안식처이다. 대부분 15만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그리고 좀더 산꼭대기쪽으로 가면 10만원짜리 고시원도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에어컨도 각방마다 있고 있을만은 하다. 그러나 방이 마치 닭장처럼 작다는 것이 흠이다.

 자기 몸하나 누울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헝그리고시생은 독서실로 출근한다. 독서실은 고시원근처에 있는 7만원짜리 독서실이다.18만짜리 독서실처럼 공기청정기에 각종 편의시설은 없는 볼품없는 독서실이지만 있을만은 하다. 그런데 아직도 낮에는 더워죽겠는데 독서실총무는 전기세를 아낀다며 에어컨을 잘틀어주지 않아 답답할푼이다.7만원의 독서실비를 낼여유조차 없는 이들은 근처의 관악구립독서실이나. 서울대 독서실로 향한다. 서울대생들의 눈치가 보이지만 궁박한 자금사정에 어쩔수 없이 그들의 신세를 질수밖에 없다.

 아침공부를 마치고 점심은 고시식당으로 향한다. 가능한 싼고식당을 찾아야 한다. 여러곳을 찾다가 간신히 식권 100장에 20만원을 하는 고시식당을 찾았다.워낙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반찬이나 음식의 질은 형편없다.그래도 이것에 만족하며 맛있게 먹어야 한다. 워낙 싸구려 음식을 먹으니 속이 계속 더부룩하다.점심후 테이크아웃점에서의 아메리카노커피같은 것은 생각할수도 없다. 독서실 근처에 있는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빼 마시며 더부룩한 속을 달래본다. 

 쓰디쓴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점심식사후 몰려오는 잠을 쫓아가며 다시 독서실에 앉았다. 최근 시험에 나오는 핵심포인트만 찍어주며 강의한다는 인기강사의 강의가 오픈했지만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강사의 실강을 들을수 없다. 근처 중고서적을 파는 서점에서 최근판례나 개정법률도 업데이트되지 않은 2년전의 강의테입을 사서 강의를 듣는다. 혼자 강의를 듣다 보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자꾸 졸려만 온다. 최근 신림동의 학원가는 그마나 강의테입도 잘 출시하지 않는다. 학원이나 강사에게 별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강이나 동영상강의 수강료는 천정부지로 치솓고있다.돈이 없는 가난한 고시생은 인기강사의 강의를 듣고 싶어도 높은 수강료때문에 들을수 없는 처지이다.

 그렇게 철지난 강의테입으로 공부를 하니 어느순간 독서실 문닫을 시간이 다가온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신림9동 동사무소 근처에 있는 신성초등학교로 향한다. 운동을 하러가는것이다.한달에 4만원이 넘어가는 헬스클럽은 상상할수도 없다. 그러나 운동은 해야 한다. 시험한달전에는 최소한 하루에 10시간이상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티지를 못한다. 특히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2차는 4일이나 5일동안 시험을 보는데 대부분 시험기간내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체력이 따라 주지못하면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고시생들의 조깅코스 신성초등학교는 벌써부터 고시생들로 꽉차있다. 많은 고시생들이 운동장을 달리며 체력을 보충한다.밤10시가 넘어선 신성초등학교는 고시생들의 체력보강을 위한 종합운동장이 되어 버린다.

 약한시간여동안 땀을 흘리며 운동장을 달리니 그래도 기분이 상쾌하다. 그러나 역시 운동을 하니 출출함이 밀려온다. 초밥 생각할수도 없다. 근처 어묵이나 떡볶이를 파는 노점상으로 가 어묵몇개와 어묵국물로 배를 채운다. 싸구려 어묵에 불과하지만 운동후 먹는지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어묵으로 배를 채운후 다시 신림9동 산꼭대기 15만원짜리 고시원으로 향한다. 산꼭대기 원룸으로 향하는 발길이 무겁기만 한다. 많이 걸어 온거 같은데 아직도 한참이다. 경사가 스키장 활강코스만큼이나 오늘따라 급하게 보인다. 산꼭대기 언덕에 걸린 보름달을 바라보며 많은 고시생들이 그들의 안식처 고시원으로 향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의 부익부 빈익빈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더이상 신림동 고시촌도 가난한 자의 희망이 되지는 못하는것같다. 최고급 독서실.그리고 합격생들한테 수백만원을 주며 1:1 과외를 받는 럭셔리 고시생들의 합격률은 점차 높아만 진다. 유명강사의 학원 강의의 수강료는 점차 높아만 지고 있다. 강사의 강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수험정보 답안작성기술등을 배울수 없어 점차 합격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다. 대학입학시험에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사라진것처럼 이제 각종 고시에서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사라질듯하다. 개천의 용은 점점 멸종되어 간다. 고시합격을 위해서도 자본의 도움은 필수이다.

신림2동약도

고시촌이야기 2008. 9. 21. 23:50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신림2동의 간단한 약도입니다.
참조하세요^^


신림9동약도

고시촌이야기 2008. 9. 21. 23:4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고시촌 신림9동의 간단한 약도입니다.
참조하세요..!!






추석대목 누리는 신림동 고시촌 학원들

고시촌이야기 2008. 9. 15. 02:1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민족의 최대명절이라는 추석이다. 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정성스럽게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장만해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떠나간다. 많은이들이 빠져나간 서울은 이제 적막한 분위기마져 든다. 

 하지만 수많은 수험생들이 몰려있는 신림동고시촌만은 예외이다.각종시험을 앞두고 있는 많은 고시생들이 그들의 꿈을 위해 집에 가는것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사법시험같은경우는 지금이 한참 진도별모의고사 기간이라 집이 지방인 고시생들은 집에 가는것을 포기하고 밀린 공부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진도별 모의고사 기간을 어떻게 잘버티느냐에 따라 내년1차시험 합격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특히 로스쿨도입의 여파로 내년까지만 1000명을 뽑고 그후부터 점차 인원수를 줄여나가기 때문에 막차를 탄 고시생들의 심정은 더욱 절박하다.

 그리고 올해 2차시험을 끝낸 고시생들도 고향내려가기가 쉽지않다. 고향에 가봤자 친척들은 "아직도 공부하냐?" "올해는 붙겠지?"하며 심적부담만 주기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시험을 마친 고시생들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시촌에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10월23일경에 2차시험결과를 발표한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2차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요즘 자신이 실수한 답안등을 회상하며 혹시 과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며 걱정과 근심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의 추석은 이러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고시생들로 인해 북적거린다. 고시식당의 경우도 이러한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대부분 영업을 그대로 하고 있다. 또 독서실의 경우도 추석당일에만 조금 늦게 문을 열고 대부분 정상영업을 한다.

 그리고 사법시험 전문학원은 추석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올해 경기가 안좋아서 재래시장이나 대형쇼핑몰이나 할것없이 불경기라고 아우성이지만 신림동 고시촌의 학원들은 예외이다. 오히려 수많은 고시생들로 각 강의실을 꽉꽉 채우며 즐겨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법시험의 경우 대부분의 1차수험생들은 1차시험과목중 하나인 선택과목을 추석연휴기간에 듣는다. 1차시험의 경우 선택과목이 50점만점으로 정해져 있는데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점수비중이 높은 헌법.민법.형법등 기본3과목에 집중하고 점수비중이 낮고 다소 쉽게 출제되는 선택과목의 경우는 추석연휴기간을 택해 기본강의를 듣는 전략을 짜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사법시험 전문학원들은 각학원들의 선택과목 대표강사들을 내세워 고시생들을 잡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고시생들이 유명한 선택과목 강사를 따라 강의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선택과목 강사의 강의는 대부분 금방 마감이 되기 때문에 실강을 듣기 위해 일찍부터 접수를 위해 줄을 서는 경우를 볼수 있다. 그리고 강의가 시작되면 보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아침일찍부터 학원앞에 긴줄을 서는 풍경을 볼수 있다. 유명강사의 강의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실강을 들을수 있는 강의실이 모잘라 비디오반을 따로 운영을해도 강의실이 모자를 정도이다. 

 2차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도 그동안 자신이 부족한 사례강의를 추석기간에 듣는다거나 기본강의에서 부족했던 행정법각론 추석특강을 듣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렇듯 신림동 학원가는 추석특수를 아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샘이다.

 수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떠나가지만 고시생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하는 학원강의에 몸을 맡기고 강의에 집중한다. 점차 좋은 기업의 정규직에  취직하기는 어려워지고 취직이 된들 언제 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많은 이들이 신림동 고시촌을 향해 오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속속 단독 주택들이 헐리고 원룸이 들어서고 있지만 원룸이 들어서자 마자 방이 모두 꽉꽉차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불황이고.일자리가 부족해지면 부족해질수록 호황을 누리는 것은 신림동 고시촌의 학원가와 원룸업자들인것만 같다. 이번추석에도 신림동 고시촌학원가는 강의실을 메우는 고시생들도 즐거운 추석특수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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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싫은 고시생들

고시촌이야기 2008. 9. 9. 19:4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이제 또 한주가 지나면 어김없이 민족최대의 명절 추석이 찾아온다. 모든이들이 가족.고향을 찾아 서울을 떠난다.그리고 명절기간동안 서울은 텅빈다. 그러나 신림동 고시생들에게 설날이나.추석같은 명절은 결코 반가운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추석이나 설날에도 고향을 찾아가지 못하고 외로히 홀로 남아 신림동 고시촌을 지키기 때문이다.

 설날같은 경우는 각종1차시험이 설날이 지나고 얼마 남지 않아 있기때문에 설날에 고향을 찾아가는 고시생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추석같은 경우도 사법시험같은경우는 한참 진도별 모의고사기간이 진행되어가고 있어 찾아가기 힘들들다.또 2차시험을 끝내고 발표를 기달리는 고시생들도 시간적 여유는 있겠지만 왠지 자신도 모르게 고향찾아가기를 꺼린다. 특히 시험에 몇번씩 실패한 고시생들은 더욱 그러하다.

 고향에 찾아간들 부모님은 반겨주시지만 친척들을 볼때마다 "너아직도 공부하냐"라는  생각없이 하는 말들에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공부하는 우리 4인방의 경우도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찾아가지 않을듯하다. 먼저 가장 나이가 많고 우리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J형의 경우는 고향이 경상도쪽인데 찾아가지 않을 생각이란다. 우선 세무사 시험2차합격자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아 기분도 싱숭생숭해 고향갈 기분이 아니란다. 그리고 직장그만두고 공부하면서 돈이 좀 부족해 카드빚이 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아버지께서 아셔서 지금 집에 내려가면 아버지한테 죽은 목숨이란다.;; J형의 아버지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셔서 이런걸 용서못하시는 편이란다...;; 아무튼 J형은 시험에 합격이나 해야 고향에 내려갈수 있을듯하다.

 그리고 부산이 고향인 막내B군 역시 고향에 내려갈생각이 없단다. 사법시험1차시험을 준비하는 녀석인 B군은 그동안 올림픽 기간동안에 티비중계보면서 놀아버린 기간을 만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기간에도 열공할수 밖에 없단다. 아마 추석기간에 하는 판례특강을 학원에서 들을 예정인가 보다.

신림동 학원가는 이러한 고향에 내려갈수 없는 수험생들의 심리를 잘아는지 명절때만 되면 특강강의가 상당히 많다. 학원의 입장에서는 또하나의 대목인샘이다. 추석연휴기간에도 신림동 고시촌에 와보면 각학원입구 마다 길게 늘어선 수험생의 줄들을 볼수 있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독서실과 학원가의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그리고 서울이 고향인 M형 역시 집으로 가지 않을 생각이란다. 집으로 가봤자 마음만 복잡하고 이리저리 궁상떠는거 같아서 그냥 신림동 고시촌에 머무를 생각이란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이다. 충청도가 고향이라 기차를 타고 가면 2시간정도면 도착할수 있지만 고향에 갈 기분이 안난다. 부모님이야 보고 싶지만 앞서말한데로 친척들이 생각없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또 별로 보고싶지도 않다. 직장다니다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으니 설날때도 못내려가고 이번 추석때도 못내려갈 모양이다.

 그리고 나또한 10월말에 있는 사법시험 2차시험발표가 서서히 다가오니 솔직히 오래간만에 2차시험을 본거라 큰기대는 안하고 내년2차시험을 노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긴장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 고향갈 기분이 아니다.따라서 추석연휴기간에는 학원에서 해주는 추석특강이나 들을 생각이고 추석이나 끝나고 한번 내려가볼까 생각중이다.

 추석 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찾아가는 민족최대의 명절이라지만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이들은 고향을 가고 싶어도 내려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추석기간에는 신림동에 많이 있는 가게들이나 식당들도 문을 닫아 그야말로 썰렁하다. 그러한 썰렁한 분위기의 신림동에 혼자 남아있는 고시생들의 마음도 덩달아 썰렁할수 밖에 없다.그러나 학원추석특강을 꽉꽉채우며 수많은 고시생들이 공부에 열을 올리며 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것이다.

이번 한가위도 고시원옥상에 뜬 둥그런 보름달을 바라보며 담배한대 피워물고 고향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담배연기를 뿜어 내는 고시생들이 많을듯하다. 그들에게 부디 밝은 미래가 펼쳐저 내년추석에는 고향에 찾아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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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후유증에 시달리는 고시촌

고시촌이야기 2008. 8. 28. 11:31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전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올림픽이 드디어 끝났다. 연일 계속되는 금메달 소식에 전국은 그야말로 올림픽 열기로 가득했다.전국의 고시생들이 모여드는 신림동 고시촌도 예외는 아니었다.올림픽 기간 내내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올림픽 이야기를 나누거나 주요경기가 있는 날이면 독서실 휴게실을 가득 채우며 한국팀을 응원했다.

 특히 스포츠광인 남자고시생들은 올림픽 열기가 참 참기 힘든 유혹임에 틀림없었다. 고시촌에는 그래서 이런말이 돈다. 그해 올림픽이 있거나 월드컵이 있으면 남자고시생들의 합격률이 줄어든다는 말이다.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승부욕이 강하고 특히 이른바 잡기에 강한 남자고시생들에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는 참기힘든 유혹이다.

 나를 포함해서 4명은 같이 공부하는 고시촌 사총사들이다. 다 직장을 다니다 대학시절 꿈.혹은 여러가지 회사사정상 직장들 그만두고 다시 이른바 고시촌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J형은 가장 나이가 많은 연장자로 잘나가던 대기업을 다니다,간부눈치나 보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고 울컥하는 심정으로 작년에 사표를 쓰고 나와 세무사시험을 준비한다. 그리고 M형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형으로 증권회사의 펀드매니저일을 하다가 역시 회사를 때려치고 CPA준비를 한다. 그리고 나..;; 법대를 나온 나도 대학시설 고시준비를 하다 사법시험 2차시험에 실패후 바로 취직을 했다.그러나 앞서 말한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회사를  때려치고 다시 작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중이다.

 남들은 고시병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잘나가던 직장 때려치고 다시 우중충한 신림동 고시촌에서 이렇게 궁상을 떨고 있으니 말이다.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학 후배인 막내인 B군역시 사법시험을 준비중이다.

 어 갑자기 같이 공부하는 일행들 소개가 길어져 버렸다.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4명이 모여서 한독서실에서 공부한다.J형도 올해 세무사 1차시험을 붙고 2차시험까지 보고 9월에 있는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합격을 확신하는지 시험끝나고 연일 놀고 있다. 아침늦게 일어나서 밥을 먹는둥 마는둥 독서실에 잘나오지 않는다. 그런 시간이 남아 도는 J형에게 올림픽은 그야말로 시간때우기 좋은 선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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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침늦게나 일어나던 J형은 올림픽이 시작되자 마자 언제 그랬냐는둥 독서실에 아침 일찍나와 이른바 휴게실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티비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이 금메달이라도 딴다싶으면 박수치고 함성지르고 그야말로 난리 부르스를 친다. 그리고 메이저 스포츠 신문 몇개를 읽고 또 읽고 하며 3회독 이상을 한다.우리끼리 하는말은 "저형이 저렇게 공부만 했어도 벌써 사법시험 수석은 했겠다"라고 우스개소리를 한다.아무튼 J형은 올림픽 기간내내 독서실에 출근하더니 올림픽이 끝나자 마자 다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또하나 문제거리인 녀석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막내녀석 B군이다. 이녀석은 1차시험도 합격하지 못해서 내년2월에 있는 1차시험을 봐야 하는 녀석이다.지금이 사법시험1차시험을 준비하는 녀석들에게는 진도별모의고사기간이라고 해서 상당히 중요한 기간이다.이시간을 놓쳐 버리면 더이상 책을 자세히 볼수 없는 그야말로 중요한 시간이라고 볼수 있다. 근데 문제는 이녀석이 J형 못지 않은 스포츠광이라는 것이다 평소에도 주말에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주요경기는 꼭 보고 메이져리그의 주요경기도 꼭보는 녀석이다. 난 잘알지도 못하는 메이져리그의 주요선수이름.경력.성적등을 일일히 체크하고 다니는 녀석이니 올림픽이라는 큰 스포츠 행사의 유혹을 거부하기가 여간 힘든것이 아닌가 보다.

 진도별 모의고사를 들으러 학원에 가 있어야 할녀석이 공부하다 잠깐 커피를 마시러 휴게실에 가보면 스포츠광J형과 나란히 맨 앞자리에 앉아서 올림픽 경기를 마치 티비에 빨려들어갈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녀석이 참 한심해 보여서
" 야 너 지금 학원가야 할 시간인데 여기서 뭐하고 있냐?"
 라고 물으면 녀석은
 "아 이거 한게임만 보고 갈려구요"
 라고 변명아닌 변명을 한다. 그러나 녀석은 한게임이 두게임이 되고 세게임이 되고 그리고 학원은 끝나버린다. 그러고는 녀석은 후회를 한다. '내가 왜이러지 하며 머리를 쥐어뜯으며....'

 나와 M형은 스포츠에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올림픽기간에도 별상관없이 독서실에 쳐박혀 있었지만 스포츠광인 고시생들은 이처럼 올림픽은 참기힘든 유혹이었다.독서실을 마치고 지난 토요일 밤 내 안식처 작은 원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신림동 고시촌이 떠나갈듯한 함성들이 터져나왔다.한국야구대표팀이 우승을 한것이었다.이리저리 터지는 함성을 들으며.고시생도 역시 한국인인가부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거리 거리의 티비가 있는 곳에는 고시생들이 여럿 모여 옹기종기 티비에서 보여주는 올림픽야구 하일라이트를 바라보고 있었다.올림픽 기간내내 보였던 고시촌풍경이다.

 그나저나 올림픽 기간내내 학원을 거의 빼먹어 버린 B군이 참걱정된다. 거의 한과목을 빵구내버렸으니 어떻게 회복할지 말이다. 지금 이녀석은 올림픽기간내내 휴게실에 처박혀서 티비를 바라본 자신을 자책하며 엄청난 후회에 빠져있다. 더욱이 큰 문제는 한과목을 빵꾸내버렸다는 두려움에 다른과목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른바 슬럼프에 빠져버렸다는 것이다.요즘은 올림픽 끝난지 거의 4일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J형과 더불어 독서실에 잘나오지 않고 있다. 이녀석이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고 슬럼프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걱정이다.당장 내년 사법시험은 1차시험인원을 올해보다 줄여 뽑는다고 하는데 말이다.

 아무튼 올림픽이 스포츠광인 남자고시생들에게는 쥐약이었다. 너무나 참기 힘든유혹이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내년에 각종고시에서 또다시 여자고시생들의 약진이 눈에 띄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림픽이 끝난후 유난히 독서실에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B군처럼 올림픽 슬럼프에 빠진 친구들이 많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