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 누리는 신림동 고시촌 학원들

고시촌이야기 2008. 9. 15. 02:1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민족의 최대명절이라는 추석이다. 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정성스럽게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장만해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떠나간다. 많은이들이 빠져나간 서울은 이제 적막한 분위기마져 든다. 

 하지만 수많은 수험생들이 몰려있는 신림동고시촌만은 예외이다.각종시험을 앞두고 있는 많은 고시생들이 그들의 꿈을 위해 집에 가는것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사법시험같은경우는 지금이 한참 진도별모의고사 기간이라 집이 지방인 고시생들은 집에 가는것을 포기하고 밀린 공부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진도별 모의고사 기간을 어떻게 잘버티느냐에 따라 내년1차시험 합격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특히 로스쿨도입의 여파로 내년까지만 1000명을 뽑고 그후부터 점차 인원수를 줄여나가기 때문에 막차를 탄 고시생들의 심정은 더욱 절박하다.

 그리고 올해 2차시험을 끝낸 고시생들도 고향내려가기가 쉽지않다. 고향에 가봤자 친척들은 "아직도 공부하냐?" "올해는 붙겠지?"하며 심적부담만 주기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시험을 마친 고시생들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시촌에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10월23일경에 2차시험결과를 발표한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2차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요즘 자신이 실수한 답안등을 회상하며 혹시 과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며 걱정과 근심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의 추석은 이러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고시생들로 인해 북적거린다. 고시식당의 경우도 이러한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대부분 영업을 그대로 하고 있다. 또 독서실의 경우도 추석당일에만 조금 늦게 문을 열고 대부분 정상영업을 한다.

 그리고 사법시험 전문학원은 추석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올해 경기가 안좋아서 재래시장이나 대형쇼핑몰이나 할것없이 불경기라고 아우성이지만 신림동 고시촌의 학원들은 예외이다. 오히려 수많은 고시생들로 각 강의실을 꽉꽉 채우며 즐겨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법시험의 경우 대부분의 1차수험생들은 1차시험과목중 하나인 선택과목을 추석연휴기간에 듣는다. 1차시험의 경우 선택과목이 50점만점으로 정해져 있는데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점수비중이 높은 헌법.민법.형법등 기본3과목에 집중하고 점수비중이 낮고 다소 쉽게 출제되는 선택과목의 경우는 추석연휴기간을 택해 기본강의를 듣는 전략을 짜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사법시험 전문학원들은 각학원들의 선택과목 대표강사들을 내세워 고시생들을 잡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고시생들이 유명한 선택과목 강사를 따라 강의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선택과목 강사의 강의는 대부분 금방 마감이 되기 때문에 실강을 듣기 위해 일찍부터 접수를 위해 줄을 서는 경우를 볼수 있다. 그리고 강의가 시작되면 보다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아침일찍부터 학원앞에 긴줄을 서는 풍경을 볼수 있다. 유명강사의 강의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실강을 들을수 있는 강의실이 모잘라 비디오반을 따로 운영을해도 강의실이 모자를 정도이다. 

 2차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도 그동안 자신이 부족한 사례강의를 추석기간에 듣는다거나 기본강의에서 부족했던 행정법각론 추석특강을 듣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렇듯 신림동 학원가는 추석특수를 아주 제대로 누리고 있는 샘이다.

 수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떠나가지만 고시생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하루종일 하는 학원강의에 몸을 맡기고 강의에 집중한다. 점차 좋은 기업의 정규직에  취직하기는 어려워지고 취직이 된들 언제 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많은 이들이 신림동 고시촌을 향해 오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속속 단독 주택들이 헐리고 원룸이 들어서고 있지만 원룸이 들어서자 마자 방이 모두 꽉꽉차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불황이고.일자리가 부족해지면 부족해질수록 호황을 누리는 것은 신림동 고시촌의 학원가와 원룸업자들인것만 같다. 이번추석에도 신림동 고시촌학원가는 강의실을 메우는 고시생들도 즐거운 추석특수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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