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싫은 고시생들

고시촌이야기 2008. 9. 9. 19:4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이제 또 한주가 지나면 어김없이 민족최대의 명절 추석이 찾아온다. 모든이들이 가족.고향을 찾아 서울을 떠난다.그리고 명절기간동안 서울은 텅빈다. 그러나 신림동 고시생들에게 설날이나.추석같은 명절은 결코 반가운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추석이나 설날에도 고향을 찾아가지 못하고 외로히 홀로 남아 신림동 고시촌을 지키기 때문이다.

 설날같은 경우는 각종1차시험이 설날이 지나고 얼마 남지 않아 있기때문에 설날에 고향을 찾아가는 고시생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추석같은 경우도 사법시험같은경우는 한참 진도별 모의고사기간이 진행되어가고 있어 찾아가기 힘들들다.또 2차시험을 끝내고 발표를 기달리는 고시생들도 시간적 여유는 있겠지만 왠지 자신도 모르게 고향찾아가기를 꺼린다. 특히 시험에 몇번씩 실패한 고시생들은 더욱 그러하다.

 고향에 찾아간들 부모님은 반겨주시지만 친척들을 볼때마다 "너아직도 공부하냐"라는  생각없이 하는 말들에 딱히 할말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같이 공부하는 우리 4인방의 경우도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찾아가지 않을듯하다. 먼저 가장 나이가 많고 우리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J형의 경우는 고향이 경상도쪽인데 찾아가지 않을 생각이란다. 우선 세무사 시험2차합격자 발표가 얼마 남지 않아 기분도 싱숭생숭해 고향갈 기분이 아니란다. 그리고 직장그만두고 공부하면서 돈이 좀 부족해 카드빚이 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아버지께서 아셔서 지금 집에 내려가면 아버지한테 죽은 목숨이란다.;; J형의 아버지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셔서 이런걸 용서못하시는 편이란다...;; 아무튼 J형은 시험에 합격이나 해야 고향에 내려갈수 있을듯하다.

 그리고 부산이 고향인 막내B군 역시 고향에 내려갈생각이 없단다. 사법시험1차시험을 준비하는 녀석인 B군은 그동안 올림픽 기간동안에 티비중계보면서 놀아버린 기간을 만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기간에도 열공할수 밖에 없단다. 아마 추석기간에 하는 판례특강을 학원에서 들을 예정인가 보다.

신림동 학원가는 이러한 고향에 내려갈수 없는 수험생들의 심리를 잘아는지 명절때만 되면 특강강의가 상당히 많다. 학원의 입장에서는 또하나의 대목인샘이다. 추석연휴기간에도 신림동 고시촌에 와보면 각학원입구 마다 길게 늘어선 수험생의 줄들을 볼수 있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독서실과 학원가의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그리고 서울이 고향인 M형 역시 집으로 가지 않을 생각이란다. 집으로 가봤자 마음만 복잡하고 이리저리 궁상떠는거 같아서 그냥 신림동 고시촌에 머무를 생각이란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이다. 충청도가 고향이라 기차를 타고 가면 2시간정도면 도착할수 있지만 고향에 갈 기분이 안난다. 부모님이야 보고 싶지만 앞서말한데로 친척들이 생각없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또 별로 보고싶지도 않다. 직장다니다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으니 설날때도 못내려가고 이번 추석때도 못내려갈 모양이다.

 그리고 나또한 10월말에 있는 사법시험 2차시험발표가 서서히 다가오니 솔직히 오래간만에 2차시험을 본거라 큰기대는 안하고 내년2차시험을 노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긴장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 고향갈 기분이 아니다.따라서 추석연휴기간에는 학원에서 해주는 추석특강이나 들을 생각이고 추석이나 끝나고 한번 내려가볼까 생각중이다.

 추석 많은 이들이 고향을 향해 찾아가는 민족최대의 명절이라지만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이들은 고향을 가고 싶어도 내려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추석기간에는 신림동에 많이 있는 가게들이나 식당들도 문을 닫아 그야말로 썰렁하다. 그러한 썰렁한 분위기의 신림동에 혼자 남아있는 고시생들의 마음도 덩달아 썰렁할수 밖에 없다.그러나 학원추석특강을 꽉꽉채우며 수많은 고시생들이 공부에 열을 올리며 그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것이다.

이번 한가위도 고시원옥상에 뜬 둥그런 보름달을 바라보며 담배한대 피워물고 고향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며 담배연기를 뿜어 내는 고시생들이 많을듯하다. 그들에게 부디 밝은 미래가 펼쳐저 내년추석에는 고향에 찾아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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