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에게 연애는 독일까?,약일까?

고시촌이야기 2009. 1. 6. 12:48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지금 신림동 고시촌은 모두 공부하느냐고 여념이 없다. 이제 각종 고시 즉 사법시험.행정고시등등의 1차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때만큼 고시촌이 공부에 집중하는 경우는 없다.

솔직히 많은 사람들은 고시생들이 하루종일 아침일찍 일어나 밤늦게 까지 공부만을 할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람이다 보니 항상 공부만 할수는 없다. 일요일등에는 대부분 휴식을 하고 공부하다 힘들면 잠깐 게임방에 가서 게임을 한다거나. 디비디방등에 가서 영화등을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많은 고시생들이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또 각종 고시게시판에는 이성문제로 고민을 상담하는 많은 글들을 볼수있다. 고시생들 또한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다 보니 이성교재문제가 중요한 관심사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고시공부할때 이성교재를 하는 것은 이른바 장수생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공부기간에 이성교재를 금해야 할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반면에 이성교재는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힘들때 많은 정신적 위안을 줄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약이 될수 있다는 이들이 있다.

고시생들에게 이성교재가 과연 독인지.약인지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논의되왔던 오래된 논쟁거리였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해답을 찾을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그도 그럴것이 이러한 논쟁자체가 하나의 답을 낼수 없는 우문현답같은 어리석은 논쟁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고시생에게 연애는 상황에 따라 독이 될수도 있고,약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애가 고시생에게 독이되는 경우는 어떠한 경우일까?
대표적으로 독이 되었던 안타까운 사례를 난 몇몇 선후배의 일을 겪으면서 알고 있다.

 우선 지난번 글에도 쓴적 있지만 k형이 대표적인 경우다. 오랜시간끝에 1차시험에 합격후 2차시험을 보고 발표를 기다리던중 의도적으로 접근한 여성에게 한눈에 반한 k형.그러나 2차시험에 그형이 떨어지자 마자 그여성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고 k형은 그충격에 몇날 며칠을 식음전폐를 하다 결국 고시를 접고 낙향했다.

또다른 케이스도 있다.대선배벌인 L형도 마찬가지였다. 그형은 대학시절부터 사귀어 오던 아주 오래된 연인이 있었다. 닭살커플이라고 할정도로 오래된 연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닭살스러운 애정행각으로 고시반의 많은 선배.후배.동료고시생들로부터 부러움과 질투의 눈초리를 받아왔던 커플이었다.

그형이 2차시험 준비를 위해 신림동 고시촌으로 갔을때는 그여자친구분이 서울에서 꽤 먼 지방에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주말에 과일.보약등등 각종 먹을거리등을 싸와 함께 했던 그야말로 정성이 대단했던 그런 여자친구였다.

 하지만 그형이 번번히 2차시험에 낙방하자 어느덧 그형도 장수생의 반열에 올랐고 그여자친구도 혼인적령기를 넘어서자 결국 그형이 5번째 2차시험에 낙방한 어느 늦가을 그여자친구분은 이별을 통보하고 자취를 감추었다. 그형은 물론 그러한 이별통보에 깊은 충격을 받고 몇개월을 방황하다. 다음해 1차시험도 치루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다른 케이스는 막 달콤한 연애를 시작해서 시험을 망친경우이다. 바로 내동기 이야기다.대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Y군 이녀석은 노는것도 좋아하고 성격이 정말 좋은 녀석인데 살아오면서 변변한 연애한번 해보지 못한 순진한 녀석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법시험1차시험을 약 몇개월 남겨놓고 친구로부터의 소개팅으로 만난 직장여성에게 필이 확꽃혀 버렸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뒤늦게 시작된 사랑의 열기는 그야말로 활활타올랐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안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은 안중에도 없는듯 여행을 다니고.쇼핑.영화감상등등 뜨거운 데이트를 하느냐고 여념이 없었다.

 결국 절친인 Y군은 그해 일차시험에 당연히 낙방했고.그친구가 낙방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뜨거운 사랑은 금새 식어버렸고 그여인과 몇개월후 이별을 했다.

 또 각종 고시2차시험이 발표되는 가을에 가장 많은 이별통보가 있는데.이경우 시험에 불합격후 이성친구로부터 이별통보까지 받은 이는 극심한 혼란과.괴로움에 다음해 1차시험을 날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렇게 고시생의 연애가 독이 되는것 만은 아니다.

신림동에는 같은 공부를 하는 고시생커플이 꽤 많이 있다. 이경우 물론 공부를 하지 않고 연애에 집중하여 독이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같이 공부를 하여 씨너지 효과를 낼수도 있고 서로 모르는 부분은 체크해가며 서로 정신적위안을 줄수 있어 좋은 결과를 가져 오는 경우도 많다.

 후배인 B군은 이른바 고시생커플이었다. 2차시험준비기간에 스터디를 하다가 눈이 맞은 커플이었는데.서로 많은 정신적 위안을 주고 노력하면서 같이 2차시험에 합격하여 연수원에서 결혼식을 올려 법조인 부부가 된 대표적인 연애 성공케이스였다. 

 또다른 케이스는 장수생 선배 M형의 경우이다. 그선배는 오랜시간동안 사법시험준비를 했지만 번번히 낙방하여 어느순간 집으로부터도 지원이 끊겨 고시원 총무.비디오방 알바 .독서실 총무등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공부를 해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시원 총무를 하다가 어떻게 그고시원 실원인 여성분과 정분이 나고 말았다.그런데 더욱 놀라운것은 그선배와 거의 10여살 차이가 나는 아주 어리고 귀여운 여성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그선배를 만날때 마다 형 정말 도둑님심보아냐 하면서 놀렸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여성분은 어떻게 보면 정말 착한 그형에게는 우렁각시같은 분이었다. 그형의 여자친구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형이 공부에만 집중할수 있도록 더이상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했고 생활비를 대주었다.그형은 다시 한번 그런 여친에 감동을 먹고 이제 공부에만 집중할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 다시 2차시험에 낙방했다. 형은 낙방하자 그어린 여친이 떠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지만 그우렁각시 같은 어린 여친은 떠나지 않고 그형을 믿었다.

 형은 다시한번 감동먹고 심기일전해 공부에만 전념을 했고 결국 다음해 2차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고.지금 둘은 결혼식을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혼식에는 보통 신부가 우는것이 보통인데 그 형의 결혼식에는 그형이 그렇게도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고시생의 연애 과연 독일까 약일까?

결론은 없다.스스로 연애를 하면서 자기를 잘통제하고 연애와 공부를 분리할수 있다면 공부기간에 힘이 되어주고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어줄수 있는 약이 될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통제가 어렵고 연애기간동안 싸움이 빈번하는등 서로에게 문제가 많은 경우라면 공부에만 집중할수 없어 독이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연애가 독이되느냐 약이되느냐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보면 될것이다.




5.폭풍전야 같은 사법시험 전날(6월22일)

 드디어 대망의 사법시험 전날이 찾아왔다. 제 50회 사법시험 2차시험은 6월23일부터 26일까지 4일에 걸쳐 치루어졌다.드디어 피말리는 이른바 사시생들 사이에서 불리워지는 '지옥의 레이스'가 시작된것이다.

나는 현장적응을 위해 6월 20일 즉 금요일에 중앙대 근처의 베이스캠프 즉 미리잡아 놓은 원룸으로 이동을 했다. 그날 밤에 정리해놓은 책,옷몇벌,세면도구등 간단히 짐을 챙겨서 택시로 이동을 하는데 무엇인가 갑작스럽게 처량함이라고 해야할까 그런것들이 밀려왔다.

 마치 군대가기 전날밤의 그런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다시 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그런 길을 떠나는것 같은 그런 묘한 느낌이었다.그렇게 다소 우울한 느낌을 받으며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짐을 대충 정리하고 방한가운데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데 무척이나 어색하고 낯선 기분이었다. 

 대학시절의 낙방경험.그리고 무작정 다시 도전해서 지금까지 온경험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다.  물론 내년한번이 남았다고는 하지만 마치 절벽끝에 누가 나자신을 밀어넣어 더이상 밀려날곳이 없는 막다른 인생의 고비를 맞고 있는 느낌이었다. 나자신의 인생을 걸고 또하나의 커다란 도박을 벌이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도무지 기분이 찹착하여 무작정 나와 중앙대로 향했다. 대학시절 재시를 볼때도 중앙대에서 시험을 보았기 때문에 눈에 익었다. 도서관이 어디인지도 알고 학교 식당도 알고 마치 모교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익숙했다. 중앙대 도서관 근처에 올라와 캔커피 하나를 자판기에서 꺼내 난간에 기대어 커피를 마시며 야경을 바라보며 내가 할수 있는한 최선을 다했다. 이제 마지막 힘을 내서 내가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 붇기만 하면 된다고 스스로 체면을 걸었다. 

 다시 원룸에 들어와 새벽녘까지 뒤척이다.간신이 잠이 든후 이른아침에 바로 중앙대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토요일날은 헌법을 정리했다.그동안 정리한 기본서를 바탕으로 이른바 눈도장 혹은 책을 스킵해야 한다.

 2차시험은 객관식 시험이 아니고 논술형 시험이기 때문에 즉 직접 자신이 글로 써야 하기 대문에 시험전날 그 두꺼운 기본서를 한번 대충이라도 읽지 않고 즉 눈도장을 찍지 않고 시험장에 들어가면 아무리 오래 공부했어도 답안지에 잘 현출이 안되기 때문에 밤을 새우는 한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시험전날에 기본서를 다보고 들어가려고 한다. 

 나같은 경우는 토요일에는 시험 첫째날 첫과목으로 보는 헌법 그리고 일요일에는 행정법을 보기로 마음먹고 헌법공부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정리해온 과목들이고 하루의 시간을 잡았기 때문에 밤 10시정도 되니까 대충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책을 정리하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왔서 대충 씼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일어났는데 영 몸이 찌뿌등하고 온몸이 쑤시고 열이 나는것이 느껴졌다. 감기몸살에 걸려 버리고 만것이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 다는 그 감기가 하필이면 시험전날에 걸려버리는 참 황당하고 어이없는 결과가 발생해버렸다.온몸은 쑤시고 열은 나는데 나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쓴웃음만 흘러 나왔다.

 그래도 시험이 바로 전날이니 가까스로 몸을 추스리고 약국에서 감기몸살약을 구해 입에 털어 넣고 약기운으로 중앙대 도서관에 앉아 버텼다.머리에서 열은 나고 온몸은 누군가에게 두드려 맞은것처럼 쑤셨지만 꾸역꾸역 그렇게 책을 보았다.

 어드덧 시간은 흘러 밤이 되었고 시계는 밤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행정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것 같아 더이상 무리해서는 내일첫시험조차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것 같아 행정법 각론부분을 미쳐 다보지 못했지만 공부를 접고 터벅터벅 중앙대 도서관을 내려왔다.

 그리고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 대충 씻고 잠자리에 누웠으나 몸은 피곤한데 잠이 잘오지 않았다. 머리속에서는 계속 오늘 보았던 행정법 책내용이 빙빙돌고 있고.몸은 쑤시고.걱정과 한숨은 계속 흘러나오고 그렇게 계속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6.긴장감과 혼란속에 시작된 지옥의 레이스(6월23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시작되었다. 아마도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신성초등학교에서 부터 수많은 검은색 모범택시.콜벤등이 이미 예약해둔 고시생들을 태우기 위해 줄지어 서있을것이고 각종 고시학원에서 고시생들을 태우기 위한 전세버스 또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택시와 버스.그리고 결전의 시험을 치루는 고시생들로 뒤엉켜 고시촌은 팽팽한 긴장감과 혼란속에 분주하게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것이다.

 난 7시정도에 일어나 간단하게 씻고 바로 중앙대 학생식당으로 향해 먹히지는 않지만 억지로 밥을 먹었다. 여전히 온몸은 쑤시고 힘들었지만 감기약은 먹지 않았다. 아무래도 감기약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어 시험시간중에 집중할수 없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중앙대에는 계속해서 수많은 고시생들을 태운 모범택시가 들어오고 있었고.일부는 부모님께서 직접 자신의 소중한 아들.딸들을 태우고 들어오고 있었다. 수많은 모범택시.학원에서 전세한 버스등등으로 그야말로 북적북적거렸다.

 수험표를 보고 다시한번 내가 볼 고사장을 확인한후 고사장으로 들어섰다. 이미 많은 고시생들이 고사실에 들어와서 다시한번 자신들이 정리한 법서를 보고 있었다. 나도 재빠르게 자리를 확인한후 가방에서 행정법책을 꺼내 어제 미쳐 다읽지 못한 행정법 책을 꺼내 보았다.

 고시생들은 저마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깊은 한숨을 쉬며 책을 보고 있는 이들.혼잣말로 계속 중얼중얼거리며 책을 보는 이들.천주교 신자인지 긴 묵주를 손으로 주무르며 책을 보고 있는 이들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책을 응시했다.그러나 일부 고시생들은 전혀 긴장한 표정없이 없드려 자거나.고사장 밖으로 나가 친구들이랑 농담을 하며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볼수 있는데 이런 고시생들은 십중팔구 올해 처음2차시험을 보는 이른바 '초시생'들이다.

 물론 처음2차시험을 봐서 합격하는 몇몇의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처음2차시험을 봐서 덜컥붙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그들은 대부분 참가하는데 의의를 둔 이른바 '올림픽정신'으로 시험을 보는 이들이다. 그러니 시험장에서 특별히 긴장할 필요도 없다.

또 공부도 제대로 해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답안지에 특별히 쓸말이 생각나지 않아 법전을 그대로 베끼거나 그림을 그리거나.혹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를 적어 내는 초시생들도 있다.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일화가 되어 좋아하는 가수노래가사를 적어 냈더니 점수가 20점도 안나왔다느니 난 그림그렸는데 30점을 주었다느니 하는 고시생들사이에 우스겟소리의 소재가 되어 전설처럼 고시촌을 맴돈다.

 드디어 시험시간이 점차다가온다. 정확히 10시에 시험은 시작해서 2시간동안 치루어진다. 9시30분쯤 감독관이 입회해 입실인원등 여러가지를 체크하고 얼마후 감독관은 모든 고시생들이 고사실에 입실할것을 통보한다.

 그러나 대부분 고시생들은 입실하지 않고 고사실밖에서 그들이 마지막 볼책을 가지고 나가 계단에 털석 앉거나 고사장 밖 벽에 기대에 마지막 순간까지 책장을 넘긴다. 그러나 아마 일반인들이 이장면을 본다면 십중팔고 저사람들 미쳤다고 할것이다.

수많은 고시생들이 그냥 책을 선풍기 돌리듯 막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심하게 과장해서 말한다면 초당 10페이지 이상을 막 보면서 넘겨 버린다. 이러니 저사람들 고시공부 너무 오래해서 미쳐버린거 아니냐는 말을 할만 하다. 하지만 그들은 미친것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회독수를 거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카메라가 풍경을 찍듯이 눈에 책장을 넘기면서 책의 내용을 찍어 기억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그들은 감독관의 마지막 입실통보가 있을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솔직히 마지막에 이렇게 책을 보는것이 큰도움이 되는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불안감과 자기위안을 위해 그렇게 끝까지 책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고사장 밖에서는 그들을 데리고 온 일부 부모님이 끝까지 남아서 그들의 아들딸이 부디 시험을 잘보기를 간절히 바라며 발을 동동구르며 서있다.

 드디어 시험시작 얼마를 남겨놓고 8페이지에 해당하는 답안지와 법전이 배부되었다. 2차시험은 법전이 배부가 된다. 2시간의 시험시간동안에 유일하게 볼수 있는 책이 법전인것이다. 2차고시생의 유일한 최후의 무기라고 할수 있다.

 법전이 배부되자 마자 고시생들은 누구나 할것없이 법전을 펴서 연필이나 볼펜을 가지고 법전의 주요조문에 알기 쉽게 표시를 하거나 또 법전의 첫페이지를 접어 주요 법을 확인할수 있도록 저마다의 노하우를 가지고 법전을 자기것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첫째 시험시간과목이 헌법인데 헌법의 경우에 나오는 법은 헌법.국회법.헌법재판소법등인데 그러한 주요법들의 주요조문을 표시하고.헌법.국회법.헌법재판소법이 법전의 어느 페이지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첫페이지를 접는 방법등으로 쉽게 찾을수 있도록 만드는것이다.2시간의 시험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단 몇초라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그런 작업을 대부분 한다.

 시험시간 몇분을 남겨놓고 드디어 문제지를 가지고 온 시험감독관이 고사실에 도착하고 감독관들은 문제지를 각 고시생들에게 나누어준다.이때부터 시험시작하는 시간까지가 가장긴장된다. 단 몇분의 시간이 몇십분 아니 몇시간처럼 느껴진다.

 가슴은 콩당콩당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뛰기 시작하고.과연 내가 준비한 문제가 나왔을까? 전혀 준비하지 않은 이른바 '불의타'가 나오면 어떻게 할까? 하는 두려움부터 온갖생각이 다들기 시작한다.

고사실은 알수 없는 적막감과 팽팽한 긴장감이 흘러 마치 숨이 막혀 질식할것만 같다. 고시생들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있다. 깊은 한숨을 내쉬는 고시생.지긋히 눈을 감고 마음을 가다듬는 고시생.숨막히는 긴장감에 다리를 떠는 고시생 모두 각각의 방법으로 긴장감을 해소할려고 노력하지만 긴장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이때의 심정은 마치 이런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중에 하나가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영화 아니 씨리즈물이 있는데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 공수부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그영화 2편을 보면 모든 훈련을 마치고 공수부대원들이 이른바 디데이 즉 노르망디 상륙작전전날 적진 한가운데 깊숙히 비행기를 타고 투입이 되는 장면이 있다. 적들이 우글거리는 적진에 투입되기 직전의 공수부대원들은 자신들에게 과연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살아갈수 있을지.죽어서 나갈지 하는 두려움과 긴장감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장면이 있는데.아마도 바로 시험시작 몇분전의 고시생들도 적진 깊숙히 투입되기 직전의 공수부대원들의 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마침내 긴 호루라기 소리를 시작으로 인생을 좌우할 시험시간이 시작된다. 긴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고시생들은 본능적으로 문제지에 부착된 스티커를 제거하고 문제를 읽기 시작한다. 긴문제를 읽으면서 등장인물.일시.사건의 개요등을 초안지 혹은 문제지에 계속 체크하면서 읽어야 한다. 잘못하다가는 갑의 사건을 을로 착각한다거나.일시등을 착오해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답을 쓰는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사장에는 긴적막감속에 빠르게 초안을 잡기위한 딱.딱.딱 하는 볼펜소리만이 들려온다.초안을 어느정도 잡은 고시생은 이제 필사적으로 8페이지의 답안지를 써야만 한다. 하지만 이것이 여간 힘든일이 아니다. 보통 4페이지정도의 분량을 적으면 손과 팔목.어깨등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답안쓰는것도 하나의 체력싸움이라고 볼수 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시간초과로 제대로 답안을 쓰지 못한다거나 분량초과 즉 5점이나 10정도 밖에 배점이 안된문제를 자신이 아는 문제라고 해서 이것저것쓰다가 나중에는 중요한 30점짜리 문제를 달랑 몇줄쓰고 나오는 어이없는 실수를 할수도 있기 때문에 고시생들은 이것저것 다고려해서 답안을 써야만 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답안을 쓰다보면 어느덧 시간은 흘러 2시간의 시험시간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다. 그러면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본능적으로 정신없이 답안을 써나간다. 대부분의 고시생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글씨는 나자신만이 알수 있는 지렁이 글씨로 변해버리고  손은 마치 타자기처럼 본능적으로 막움직이게 된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쓰다보면 어느덧 시험시간종료를 알리는 긴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오고 감독관은 엄격한 표정으로 쓰고 있는 필기구를 모두 내려놓으라고 지시한다.과거에는 시험시간 종료후에도 어느정도 답안을 작성하지 못한 고시생을 배려해 시간적 여유를 주었지만 최근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 시간통제가 엄격해졌다.

그래서 만약 시험시간 종료후에도 답안을 계속 작성하는 학생이 보이면 다시한번 경고를 하고 경고후에도 행위가 계속되면 답안지를 회수해 영점처리하고 그학생은 실격시켜버린다. 이렇게 실격되는 경우가 일년에 몇번씩 발생한다. 몇점을 더 획득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영점처리되고 감독관에게 울며사정하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되어버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게 오전시험이 끝나고 약2시간의 점심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나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입맛이 없다. 그러나 이미 지칠대로 지친 체력을 회복하기위해서도 먹어야만 한다.

주로 고시생들은 소화기 잘되는 죽등을 싸오거나 대학 고시반에서 제공해주는 도시락을 먹는 경우도 있다. 또 시험시간 내내 고시장 주위를 맴돌며 초조하게 자신의 아들딸을 기다리다가 점심시간에 손수마련한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을 부모님께서 주시는 경우도 많이 있다.

 나같은 경우는 혼자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도시락을 싸오기도 귀찮고 또 몸살감기까지 걸려서 학교식당에서 파는 햄버거와 콜라를 사서 간단히 먹었는데 도무지 입에 넘어가지 않아서 반도 못먹고 그대로 버릴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간단한 점심식사후 고시생들은 쉴틈도 없이 다시 오후과목을 위해 책을 붙잡고 다시 선풍기처럼 책을 빠른속도로 넘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다시 오후시험시간이 되고 또 2시간의 치열한 열전이 시작된다.

 마침내 오후4시 오후시험종료를 알려오는 긴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오고 그날 하루의 시험은 끝을 맺는다. 고시생은 하루 4시간의 시험시간에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나마 하루의 시험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큰논점을 놓치거나 시험을 망친이들은 암울한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7.시험후 또하나의 혼란과 경쟁 시험장소 빠져나가기

8.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안간힘

9.처량한 달빛 바라보며 눈물나는 새벽공부

사법시험 1차시험 단기간에 합격하기

고시촌이야기 2008. 12. 30. 07:34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신림동 고시촌은 연말의 분위기를 느낄여유도 없이 지금 초긴장상태이다.사법시험1차시험이 50여일정도 남았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그야말로 이른바 고시생 표현대로 '달리는시기'이다.그동안 느슨했던 밸트를 다시조이고 아침일찍 일어나 독서실이 문닫는 시간까지 책상에 앉아 민법.형법.헌법등 기본서.판례.객관식문제집.그동안 진도별 모의고사를 정리한 오답노트등을 손에서 놓지 않고 끝없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시기가 많은 수험생들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기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마라톤으로 치면 가장 힘든시기인 30km후반대를 달리는 시기라고 할수 있다. 우선 방대한 양앞에 질려버린다. 민법하나만 보더라도 기본서가 이천페이지에 달하고.시중에 잘나가는 유명강사의 판례집 또한 2000페이지에 가깝다. 그리고 이에 더불어 진도별 모의고사.객관식 문제집등도 보아야 하니 특히 수험경력이 없은 초보수험생은 그 방대한 분량에 질식해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에 더불어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올수록 조여오는 심리적 부담감에 스스로 슬럼프가 찾아와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상당하다.시험일자는 다가오는데 진도는 계속 밀려오고 책을 볼때는 알것 같은데 일주일만 지나고 다시보면 아무것도 모르는것처럼 머리속은 하얗게 되어버리고.하지만 친구들은 엄청나게 열심히 하고 모두 아는것만 같고 결국 그런것들이 모여 하루이틀 독서실에 나오지 않다가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마는것이다.

 이글을 쓰는 나또한 대학시절 이런 경험을 해보았고 시험을 얼마남겨놓고 스스로 무너져 포기해버린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 많은 1차수험생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것이다. 남들은 7-5-3-1작전이라고 해서 시험전까지 4회독을 한다느니 7회독을 한다니느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진도상태로는 2회독 하기도 힘들것 같고,판례는 봐도 봐도 모른거 같고 모의고사성적은 너무 않좋고 그러다 독서실은 며칠째 안나가고 있고 무너지기 직전인 분들이 꽤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을 했던 나로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1차수험생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알고 있기 때문에 수험기간동안에 나만이 가지고 있던 일종의 마지막 정리 노하우라면 노하우를 알려 주고 싶어 이글을 쓴다.


1.이방법을 권유해주고 싶은 분들

우선 이방법은 일종의 편법이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별다른 슬럼프 없이 잘 진도를 맞추어오신 분들.이른바 기본서에 단권화가 되어 있는 분들은 굳이 이방법을 따를 필요가 전혀 없다.

 우선 이방법은 앞에서 말한것처럼 방대한 분량에 진도가 밀려 이미 자포자기상태에 들어가 있는 분들에게 그나마 마지막 방법중에 하나로 권유하고 싶다. 앞에서 말한것처럼 많은 분들이 지금 방대한 분량과 심리적 압박감에 자포자기에 빠진분들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지금은 자포자기할 단계가 아니다.오히려 앞으로 남은 50여일의 기간이 승부수를 던지는 시작단계라고 보아야 한다. 충분히 50여일의 기간은 다소 뒤쳐저 있다고 하더라도 역전홈런이 가능한시기이다.절대로 자포자기 해서는 안된다.

또 매년 안타깝게 한문제.2문제.3문제차이로 떨어지는 분들이 꼭 있다. 이런분들의 특성은 마지막에 정리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교과서를 피상적으로 암기해 이른바 교수님들이 꼬아내는 함정문제에 번번히 빠지는 분들이다. 따라서 이런분들에게도 한번 권유하고 싶은 방법이라고 할수 있다.


2.이방법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요건

우선 이방법은 다시한번 말하지만 일종의 수험전략에 불과한 편법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전제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민법.형법.헌법등 기본삼법의 기본서를 적어도 3회이상 정독해서 적어도 기본삼법에 대한 기본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기본삼법의 기본서외에 판례집도 적어도 2회독 이상은 했어야 한다.

한마디로 이제 시작하는 기본적인 법학적 지식이 없는 초보들은 사용할수 없는 방법이다.


3.기본서를 과감히 버려라(볼책을 과감히 선별해라)

 내가 1차시험공부할때 사용한 마지막 정리 방법은 솔직히 수험경력이 있는 다수의 수험생들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2차시험에 떨어지고 다음해 1차시험에 다시 도전하는 분들중 상당수가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앞에서 말한것처럼 많은 수험생들이 이시기에 자포자기 하는 것중의 하나는 엄청량 공부량에서 오는 중압감때문이다. 3월부터 기본강의도 듣고 판례강의도 열심히 듣고 가을에 하는 진도별 모의고사도 열심히 한거 같은데 지금 다시 책을 보면 아는것은 없고 열심히 공부한 기본서.판례집.진도별 모의고사.객관식 문제집을 다보야 할거같은데 시간은 부족하고.결국 그렇게 다하나하나 보다가 스스로 지쳐 쓰러진다.

 이렇게 자포자기상태에 와있다면 과감히 볼책을 줄여버리는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우선 나같은 경우는 항상 보았던 기본서를 진도별모의고사가 끝난후부터 구체적으로는 12월 중순이후보다 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보았는가?

기본서를 던져 버리고 본책은 이른바 각 과목별로

첫째 학원강사가 정리한 o.x문제집
둘째 객관식 판례집

딱 두권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각과목별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다.2008년1차시험준비한 교재를 기준을 설명하겠다.

(1)민법
1)권순한 핵심정리민법
2)권순한 객관식 판례집

(2)형법
1)신호진 출제의 포인트
2)신호진 판례총정리

(3)헌법
1)금동흠 o.x문제집
2)금동흠 객관식 판례
3)금동흠 부속법령집

12월이후 내가본 교재들이다. 앞에서 말한것처럼 기본서는 과감히 던져버렸고.진도별모의고사도 보지않았다. 아니 솔직히 볼시간이 없었다.  시험을 얼마 안남겨 놓고 본격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볼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꺼운 객관식 문제집도 보지 않았다.

 자이렇게 기본서.진도별모의고사.객관식문제집등을 버리고 나면 보아야 할교재는 엄청나게 줄어들게 된다.


4.100점을 맞추려는 공부를 하지말고 합격하려는 공부를 하자

 그렇다면 이렇게 양을 줄여놓고 얇은 o.x문제집 객관식판례집만 봐서 합격할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몰려 올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을 썼던 나로서도 시험공부내내 불안했던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스스로 양을 벌려놓고 자포자기하며 스스로 무너지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한 방법일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으로 난 2번이나 1차시험에 합격했다.

그동안 나같은 경우는 3번을 합격했다. 그리고 1차시험준비를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공부한것은 대학시절 밖에 없었다. 2번의 1차험은 모두 시간적 여유가 없이 빠듯하게 준비했다.

 이렇게 시간이 부족했던 2번의 1차시험의 준비과정에서 난 앞에서 말한 교재만을 반복해서 보았고 결과는 컷라인에서 꽤 높은 여유있는 점수를 받았다. 2008년같은 경우는 1차합격자의 경우 등수까지 기재가 되었는데 약 800등 정도를 받았다. 이정도 등수면 컷라인 걱없이 바로 2차시험준비를 할수 있는 등수이다. 

 내가 이렇게 교재를 과감하게 줄인것은 100점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수험생들이 100점을 받으려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양을 줄이지 못하고 계속 스스로 양을 늘려나가다 함정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러나 그러한 공부방법은 결국 마지막에 정리하지 못하게 되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컷라인이 예를 들어 70점이라면 넉넉잡아 80만 받으면 된다. 나머지 20점은 과감히 포기할수 있는 과감성이 현단계에서는 특히 자포자기단계에 있는 수험생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20점을 포기하겠다는 자세가 있다면 과감히 양을 줄일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것이다.


5.o.x문제집 반복이 기본서를 평면적으로 읽는것보다 효과적이다.

두꺼운 기본서에 비해 오엑스 문제집은 상당히 얇은 편이다.따라서 이러한 얇은 문제집으로 과연 최고의 국가시험인 사법시험에 통할수 있느냐하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두꺼운 기본서를 아무생각 없이 평면적으로 보는것보다.오엑스문제집을 반복하는 것이 마지막 정리시기에는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기본서를 평면적으로 읽으면 출제위원교수님들이 틀리라고 파논 함정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오엑스 문제집은 이러한 함정까지 고려해서 지문을 구성해서 보다 입체적으로 이론과 판례를 습득하고 또 틀린 문제는 쉽게 기억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오엑스문제집은 강사가 각종 진도별모의고사.객관식문제집.기출문제등과 주요판례등으로 구성해놓은 문제집이기 때문에 시험대비에 적합하다고 생각된다.물론 오엑스 문제집이나 객관식판례집만으로 100점을 맞을수는 없다. 그러나 합격할수 있는 점수를 받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최근에는 8지선다등 지문이 지속적으로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즉 지문을 보고 그지문이 틀린것인지 맞는 지문인지 본능적으로 선별해서 답을 체크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오엑스 문제집으로 지문을 보고 틀렸는지 맞았는지 빠르게 체크하는 훈련을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이다.


6.기본서를 꼭 보아야 할때가 있다.

 첫요령에서 기본서를 과감히 버리라는 말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기본서를 전혀 보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양을 과감히 줄이라는 의미를 강조해서 표현했을 뿐이다.오엑스 문제집이나 객관식 판례집을 보면서 반드시 기본서를 보아야 할때가 있다.

 예를 들어 민법 오엑스 문제집을 보고있다고 하자.문제를 풀어보니 채권자 대위권파트는 틀린 문제가 거의 없이 쉽게 넘어갔다고 하자.그렇다면 이부분은 여러분이 이미 거의 완전히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파트이기 때문에 더이상 기본서를 무의미하게 반복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채권자 취소권 파트의 문제는 계속 틀리고 있다고 한다면 그부분은 아직 여러분이 법리적으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부분은 반드시 기본서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독할 필요가 있다. 기본서를 정독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유명 강사의 동영상이나 테입을 구입해서 그부분만 다시 빠른 속도로 한번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것이다. 즉 모르는 부분은 반드시 기본서나 학원강사를 통해 논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시험장에 들어가면 그부분은 반드시 틀릴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7.오답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라

 오엑스 문제집과 객관식 판례집을 풀면서 틀린 부분은 반드시 오답노트를 작성해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인간은 반드시 자주 틀리는 부분을 다음번에 다시 보면 또 틀리게 되어 있다. 그것은 그부분에 대해 애초에 처음부터 논리적으로 잘못이해해서 그러한 잘못 이해된 논리적 오류가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주틀리는 문제는 계속 반복해서 보아서 여러분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는 논리적 오류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가장 좋은 방법이 오답노트의 활용이다.

 나같은 경우는 독서실에서 공부도 했지만 작은 원룸에서도 공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작은 노트북을 항상 켜놓고 문제를 풀면서 틀린 부분은 워드로 작성해서 오답노트를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오답노트를 텍스트 파일로 변환해서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혹은 산책을 하거나 할때 항상 보았다. 이러한 과정은 나의 논리적 오류 즉 자주 틀리는 문제를 더이상 틀리지 않게 하는데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자주틀리는 문제를 계속해서 오답노트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머리속에 저절로 기억되는 효과를 가져올수 있다. 이렇게 정리된 오답노트는 각 과목당 거의 100여페이지가 되었는데 시험 이틀전부터는 이 오답노트를 출력해 스프링 제본을 해서 약 300여페이지에 해당하는 오답노트만을 보았다. 

 그러나 여러분이 나처럼 반드시 워드로 작성할 것을 권유하는것은 아니다. 손으로 쓰던 어떻게 하던지 간에 오답노트를 작성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답노트 작성시 나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 헌법전문에 있는것 없는 것을  물어보는 문제를 틀린경우는 그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에 적고 해설부분에 헌법전문을 통체로 붙혀넣어 다음에 오답노트를 볼때 헌법 전문도 같이 보도록 하였다. 한마디로 오답노트자체가 하나의 요약서 비슷하게 되어버린것이다.이렇게 기록을 하다보면 마지막 정리할때 아주 용이함을 느낄수 있다.

또 객관식 판례집의 한문제의 지문이 8개라면 그문제는 한문제가 아니라 8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즉 찍어서 어떻게 그문제를 맞았다고 해도 다른지문을 모르면 그문제는 틀린것이다. 즉 하나하나의 지문을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 그지문의 정답을 모르겠으면 그지문도 오답노트에 기록해야 한다.

 오답노트의 작성은 귀찮고 때로는 힘들기도 하다.그러나 일단 작성을 해두면 시험며칠을 남겨놓고 여러분들에게 든든한 재산이 되어 있음을 느낄것이다.


8.볼책을 선별했으면 할수있는한 반복해라

 자이렇게 과감히 기본서를 버리고 과목당 보통 2권의 책을 선별했으면 이제부터 다른 기본서.진도별 모의고사등을 잊고 선정한 교재를 무한 반복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책은 솔직히 양이 적어 특히 형법 출제의 포인트 같은경우는 하루면 다볼수도 있는 책이다.형법 판례총정리도 마음먹고보면 이틀이면 볼수있다. 이렇게 교재를 정했으면 무한 반복해야 한다. 

 계속 반복하면서 점점 문제집을 보는 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 즉 첫번째에서 그 문제집을 5일에 걸쳐 봤다면 다음번에는 3일. 그리고 다음번에는 2일 이렇게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도 알겠지만 다음번에 보아도 맞을것이라고 확신이 드는 쉬운문제는 과감히 x표시를 하여 제거해나가야 한다. 또 자주 틀리는 문제는 계속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또 문제집에 표시를 해서 그러한 문제위주로 보아가야 할것이다.


9.객관식 판례집은 반드시 정복하자
 
사법시험1차시험에서 판례의 비중은 60프로 이상이다.따라서 판례를 정복하지 못하고는 시험에 합격할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 판례문제는 점수따기 가장 좋은 문제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판례가 여러분들이 자주 보는 객관식 판례집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식 판례집을 반드시 정복해야 한다. 같이 보는 오엑스 문제집도 분명 중요하지만 객관식 판례집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중요시 여겨야 한다. 또 이러한 객관식 판례집은 사법시험객관식처럼 문제가 구성이 되어 있어 실전감각을 익히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오엑스 문제집에 객관식 판례집까지 같이 보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부담으로 다가올수도 있다. 그러나 이정도의 노력도 없이 합격을 바라는 것은 무리수다. 또 오엑스문제집과 중복되는 지문이 많기 때문에 중복되는 지문을 과감히 보면서 삭제해 나가면 나중에 분량도 많이 줄일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정복 가능하다.


10.주말에는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해 모의고사 문제를 풀자

 진도별 모의고사 등이 끝나면 많은 수험생들이 더이상 모의고사등을 보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모의고사는 풀어볼 필요가 있다.따라서 토요일 일요일에 하루에 한과목씩 시중서점에 나와있는 전범위 모의고사를 구해서 시간을 정확히 체크하며 풀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점수에는 전혀 신경쓸필요 없다. 모의고사 점수가 낮게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시중에 모의고사 문제는 사법시험 실제 문제보다 훨씬 어렵고 또 시험적합성도 떨어지는 실험적인 문제 또는 지협적인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점수에 일희일비할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틀린지문도 오엑스문제집이나 객관식판례집처럼 심도깊게 오답노트도 만들필요도 없다. 그냥 풀어보았다는데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


11.적어도 일요일은 푹자고 저녁에는 쉬는 시간을 만들어라

 지금쯤이면 많은 수험생이 일요일도 없이 공부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반드시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일요일에도 쉬는시간없이 공부하다보면 시험을 얼마 앞두고 탈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지금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일주일에 한타임은 휴식시간을 만들어 주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는 일요일에는 오전 늦게 까지 잠을 자고 1시정도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 모의고사 한과목을 보고 간단히 틀린문제체크와 오답노트를 보고 저녁시간에는 운동을 한다거나 관악산근처 산책을 하고 찜질방에서 땀좀 빼고 푹잤던 기억이 있다.여러분들도 이렇게 여러분들의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하면서 쉬는 시간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2.시험이틀전에 해야할일

 나같은 경우는 앞에서 말한것처럼 시험이틀전에 모든 공부를 정리했다. 그리고 이틀전부터는 그동안 작성해놓은 오답노트를 출력해서 스프링제본을 해서 오답노트를 쭉한번 천천히 보았다. 여기서 정성스럽게 작성해놓은 오답노트의 위력이 발생한다. 그렇게 다시 한번 보면서 시험장에서 다시볼부분을 체크하고 또 자주 출제되는 법조문 미쳐 이해하지 못한부분은 시험장에서 다시보기 위해 메모등을 했다.

 그렇게 이틀에 걸쳐 각과목당 오답노트를 보면 다시 전과목을 한번 일회독한 효과가 발생한다. 그리고 시간이 남는 경우는 헌법부속법령이나 선택과목을 다시한번 볼수도 있다. 그리고 시험전날에는 저녁먹기 전까지 모든 공부를 정리하고 저녁먹은후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뜨거운 우유한잔을 마신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객관식시험은 시험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몇문제의 정답률이 달라질수 있기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것이 절대적이다.

 그리고 시험당일에는 다소 시험장에 일찍 도착해서 시험장에서 다시 보기로 한 오답노트를 꺼내 체크한 부분만 다시 천천히 보았다.


13.절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자(글을 마치며)

시험이 50여일 남은 시점에 제대로 잠도 못자며 고생하는 여러분들을 보면 나또한 너무나 안쓰럽다.이러한 힘든 과정을 나또한 겪어 봤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거 같다. 지금쯤 또 많은 고시생들이 심리적 부담감과 진도에 밀려 자포자기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을것이다.

 그러나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50여일의 기간은  시험에 합격하기에 충분한 기간이다.이미 여러분들은 이른봄부터 기본강의 진도별모의고사 판례강의등으로  합격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조금만 더 노력하고 이 힘든과정을 이겨내면 반드시 합격할수 있다.

 나또한 대학시절 봄부터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 한달여를 남겨놓고 이러한 심리적 부담감등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져 거의 20여일을 거의 책을 보지 않고 방황한적이 있다. 떨어질거라고 예상하고 시험장에도 갈려고 하지 않았지만 어찌어찌해서 시험을 보았고 결과는 아쉽게도 한문제차이로 떨어졌다. 그 20여일을 방황하지 않았다면 합격할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험이었다. 

 지금 여러분들중에 진도가 밀리고 심리적 부담감때문에 독서실에 나가지 않고 이러한 날들이 며칠 반복되자 스스로 무너지 이미 마음속으로는 포기한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글을 본다면 절대 포기해서는 안된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만약 지금 마지막 정리할수 있는 방법도 모르고.자포자기상태에 빠진분이 있다면 내가 제시한 이방법만이라도 시도해보라는 의미에서 이글을 쓴다.앞에서 말했지만 이방법은 이미 진도를 잘맞추어 나가고 단권화가 끝난 분들은 전혀 시도할 방법이 아니다. 그동안 열심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며칠간의 슬럼프가 찾아와 마음속으로 포기한분들이 있을까봐 하는 안타까움에서 그분들이 마지막으로 시도할 방법중에 하나로 제시한 글이다.

이방법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보장할수는 없지만 그냥 무의미하게 시험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한 방법일것이다. 또 개인적으로 이방법으로 2번이나 일차시험에 합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혀 도박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개인적으로 '내일의죠'라는 일본 복싱만화를 좋아한다. 그리고 내일의 죠의 마지막 문구를 너무나 좋아 한다.

'껍데기만 타다가 꺼져버리는 식으로
어설픈 젊음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비록 한순간일 지언정
눈부실 정도로 새빨갛게 타오르는 거야

그러다가 결국엔 하얀 잿가루만 남게되겠지
미련없이 불태웠을때 남는건 하얀 잿가루 뿐이야.........'

지금 포기하고 좌절하는 일부의 여러분들이 있다면 절대 포기할순간이 아니다. 남은 50여일의 기간동안 여러분들이 할수 있는 모든 열정을 용광로속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야만 시험을 보았을때 미련이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부탁하지만 남은 50여일의 기간 충분히 여러분의 노력여하에 따라 합격하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부디 좌절하지 말고 또 슬럼프에 빠진 분들이 있다면 훨훨 털고 일어나기 바란다.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저녁약속이 있어 찾아간 광화문은 역시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다정한 연인들이 두손을 꼭잡고 걸어가기도 하고 한손에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이쁘장한 케익을 들고 가기도 하고.단란한 가족이 아이를 이끌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장식된 청계천을 거닐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오래간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과 간단히 저녁식사를 한 식당도 사람들로 꽉차 식당주인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말그대로 즐거운 성탄분위기였다. 거리의 모든사람들이 행복해보였고.세상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그날하루만큼은 모두가 걱정과.근심을 잊은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그동안 시험공부한다고 연락이 두절되었던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시 한번 합격을 축하한다며 앞으로는 자주 연락하고 지내자고 말해주었고 그런 친구들이 고마웠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 고시촌에 남아 있는 선배.후배들이 생각이 났다.

 특히 사법시험.행정고시등에 불합격한 고시촌의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등이 끼어있는 연말은 가장 우울하고 힘든날들중에 하나이다. 10월말에 각종 시험합격자 발표가 있고.그러한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음을 확인한 이들에게는 세상의 그 무엇보다 바꿀수 없는 극심한 고통과 한스르러움이 밀려온다. 몇년동안 잠도 제대로 못자고 고생했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몇년여 동안의 시험에의 불합격이 이어지면 평생을 같이 할거 같이 믿었던 여자친구로부터의 이별통보가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고시촌에서 연인들의 이별이 가장많은 시기가 사법시험.행정고시등 각종 합격자 발표가 있은후 몇개월 동안이다. 몇년간의 기다림끝에 고시생과 사귀고 있던 여자들도 이미 혼인적령기에 꽊찬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이별을 통보하고 마는 것이다.

 시험불합격에 이에 믿었던 연인들로부터의 이별통보까지 받은 이들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를 잘극복하고 모진 노력으로 다음해 1차.2차시험까지 합격하는 경우도 많지만.불합격에 이어 연인으로부터의 이별통보로 인해 깊은 좌절감과 우울감에 빠져 아무일도 하지 못하고 1년을 그냥 낭비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다. 그만큼 불합격한 고시생들에게 연말은 한없이 우울하고.침울하기만 하다.

 친구들과 간단히 저녁식사와 술한잔을 걸치고 나니 11시가 넘어갔다. 친구들은 2차를 가자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고시촌에 남아있는 이번에 사법시험2차시험에 안타깝게 떨어져 우울해 할 대학선배 k형과 후배 L군이 생각나서 오래있을수 없었다 특히 L군은 4년여동안 사귀어 왔던 여자친구로 부터 이별통보까지 받은 상태라 심리상태가 최악인 상황이었다.

 여전히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술에 흥건히 취한듯 다정한 연인들은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 않고 깊은 포옹을 하거나 진한 키스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어떤이들에게는 꼴불견처럼 보이겠지만 난 그들이 세상어느누구보다 행복해보였다. 젊음을 고시공부에 투자하며 고시촌에 쳐박혀 있는 이들은 잘누리지 못하는 젊음의 특권아니겠는가?

 버스를 재빠르게 타고 난 고시촌으로 향했다. 그리고 고시촌에 도착하자 마자 K형에게 연락했다.역시나 워낙 낙천적이고 긍정적 성격의 K형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날 보자 마자 반갑다는 표정으로 먼저 하는 말이 술이나 한잔하자는 것이다. 역시 K형이었다. 그러나 다소 소심하고 소극적인 L군이 가장 걱정이었다. K형도 그렇다고 한다. 3주일전쯤 여자친구로 부터 이별통보를 받고는 거의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시식당에서도 찾아볼수가 없고 최근에는 독서실에도 잘나오지 않는단다. 아무래도 닭장같은 고시원에서 혼자 이별의 아픔을 삭히는것 같다.

 우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L군이 걱정되어서 근처 통닭집에서 간단히 치킨하나와 맥주 몇개를 사서 L군이 거쳐하는 고시원으로 찾아갔다. 역시나 L군은 초췌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웠다. 그놈의 몰골을 보아하니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수 있었다. 


 우리는 별말이 없이 사온 맥주를 마시고 시작했다. 적막감이 들었다. 말없이 맥주를 삼키는 소리만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후 L군은 너무 힘들어 죽겠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자식 뒷바라지를 해준 어머님께도 미안하고 자신을 떠나버린 여자친구가 원망스럽기도 해서 견딜수 없다는 것이다. 합격자 발표한날 고시원 옥상에서 어머님께 불합격 소식을 전화로 알리고 거의 1시간동안이나 울었다고 한다.울음을 멈출려고 해도 서러움과 한스러움이 밀려와 멈출수가 없었단다.

 K형은 L군에게 마음껏 니가 울고 싶을때까지 울라고 했다. 그래야 니 마음속에 남아 있는 한스러움과 서러움이 조금이나마 풀린다고....그리고 마음껏 울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L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장수생 K형도 이렇게 살아서 희죽희죽 웃고 있는데 한참 어린 L군 니가 그렇게 우울해 하면 나같은 장수생은 어떻게 살아가냐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며 L군을 위로해주었다.

 L군은 그제서야 웃음을 보였다. 우리는 밤새도록 맥주와 소주를 마시며 함께했다. 라디오에서는 즐거운 케롤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고시촌의 크리스마스 특히 불합격자들에게는 한없이 우울한 블루 크리스마스이다.

시험에의 불합격.그리고 연인으로부터의 이별통보로 인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들이 많을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에 있어서 그것은 하나의 통과의례같은 것일지 모른다. 아주 머리고 좋고 뛰어난 이른바 생래적 법조인이 아닌이상 몇번의 실패와 그로인한 연인으로부터의 이별통보를 거치고 시험에 합격한다. 대부분의 고시생들이 그런 실패와 실연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아픔과 좌절을 극복해야만 다음해에 합격자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확인할수 있다.

 불합격의 아픔과 연인으로부터의 이별통보에 가슴아파하며 고시촌 고시원의 공간에서 움크리고 앉아 눈물과 한스러움으로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많은 고시생들이여 부디 그 아픔과 한스러움을 잘 극복해서 내년에는 당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 지금의 좌절을 부디 잘극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러한 고시촌의 우울했던 크리스마스의 기억은 하나의 추억의 앨범이 되고 말것이다. 

  해마다 찾아오는 고시촌의 블루크리스마스.그것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크리스마스의 모습의 한단상일 것이다.

사법시험합격자발표날,고시촌풍경

고시촌이야기 2008. 10. 22. 10:19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10월21일 아침 고시촌의 아침은 폭풍전야같은 고요함속에 긴장감이 넘쳤다.사법시험 2차시험 합격자발표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2차시험을 본 나또한 긴장감과 초조함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채 아침을 맞이했다.

 이른아침에 도저히 신림동의 작은 원룸에서는 합격자명단이 뜰때까지 있을수 없을거 같아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근처 관악산으로 향했다.여러번의 시험의 낙방끝에  내인생을 건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내인생에서 모든열정을 쏟아 공부를 했고 올해 1차시험에 합격후 6월에 2차시험을 보았다.담담하려고 노력했지만,발표일이 다가오면서 나도모를 긴장감과 초조함이 찾아오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관악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때마다.그때의 생각.대학시절 합격자명단에 내이름이 없는것을 확인후 좌절하던순간. 간단히 짐을 챙겨 신림동으로 오던때의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관악산으로 오르는 도중 침울하고 초췌한 표정의 몇몇이들을 보았다. 아마 그들도 조금있으면 발표할 사법시험2차시험을 본 수험생들일것이다. 그들의 고통.긴장감은 시험을 본사람만이 알수 있을것이다.2차시험4일동안에 잠도 제대로 못해 헛구역질을 연발하며 오직 정신력으로 버텨온 그들만이 그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이해할수 있기에 그들의 모습이 더욱 처량해보였다.

 그렇게 약 천천히 몇십분을 걸은 끝에 관악산 호수공원에 왔다.호수공원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그곳에서 거의 한시간동안을 멍하니 잔잔한 물결을 바라만보았다. 이미 불합격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시험에 떨어지면 또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하는 걱정부터.불투명한 장래에 대한 고민등으로 한숨만 계속 터져나왔다.

 이제 관악산을 내려가야 한다고 마음속에서는 말하고 있지만 내려가서 명단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렇게 몇번인가를 망설이고 망설이며 관악산 주위를 맴돌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1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이제 고시촌으로 향해야 했다. 결과가 어찌되었건 명단을 확인해야 했다.

발걸음은 천근같았다. 힘겨운 발걸음을 간신히 이끌어 다시 고시촌으로 돌아왔다.그런데 고시촌으로 돌아오니 상원서적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순간적으로 직감했다. 합격자 명단이 뜬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오후3시에 발표한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난모양이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니 심장이 마구마구뛰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나의 발걸음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상원서적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고 전화를 하거나.친구의 합격을 축하해주고 있었다.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합격자 명단앞에 서니 나의 심장은 이제 터질꺼같이 뛰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떨리는 눈으로 명단을 확인했다. 그렇게 몇초가 흘렀을까? 난 믿을수 없었다. 합격자 명단에 내이름이 있었다. 도무지 믿을수 없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혹시 동명이인이 아닐까해서 수험번호까지 확인했지만 분명 나였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의 기억이 떠올랐다. 2치시험을 보던 첫날 긴장때문인지 몸살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어가며 보아야했던 기억등이 떠올랐다.

 어머니께 제일먼저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나도 눈물이 날것같았지만 어머니앞에서는 꾹참아가며 울지않았다.

 아침에 그토록 고요했던 고시촌은 언제 그랬냐는듯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미 각 서점에는 합격자 명단과 컷트라인을 붙혀 놓았고.사람들은 그명단앞에 모여 자신의 이름 혹은 친구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명단을 확인한 이들은 친구의 합격에 축하의 전화를 해주는 이도 있었다.하지만 어떤이들은 명단에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 고개를 푹숙인채 북적거리는 인파사이를 빠져나갔다.


 얼마후에 고향의 친척들.친구들로부터 축하의 문자.전화가 왔다. 전화통에 불이난다는 말이 이해될정도였다.모두 고마웠다. 같이 공부하던 J형,M형,B군이 찾와왔다.모두 축하해주었다. 우리는 곧바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인파를 헤치고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오후 6시정도였지만 삼겹살집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부분이 합격자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모임인듯했다.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띤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우리일행도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나를 다시한번 축하해주었다.오래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었다.작년부터 벼랑끝에 섰다는 위기감에 항상 긴장한채 경직되었던 내몸이 오래간만에 녹아내리는듯한 느낌이었다.

 우리일행은 밤늦게까지 조촐한 소주와 삼겹살 파티를 했다.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소중한 하루를 헌납해준 J형,M형,B군이 너무나 고마웠다.그렇게 우리는 밤 12시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함께 했다. 그들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작은 원룸으로 향했다.밤 12시가 넘었지만 고시촌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술집에는 합격을 축하해주는 이들로 여전히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거리거리마다 서점에 붙어 있는 합격자 명단을 바라보며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도중,이번에 사례스터디를 같이 하던 대학선배가 내가가는 길 반대방향으로 오는것을 보았다.그선배도 나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선배는 애써 나의 눈을 피했다.선배의 애써 피하는 눈빛을 보고 직감적으로 선배의 불합격을 알수있었다.이번에 2차시험을 5번째 본 선배인데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같이 공부했던 동료중 일부만 합격하고 자신은 떨어진 심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비참함은 당해본 사람만이 안다. 대학시절 나또한 그러한 경험을 해보았기에 그선배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신림2동 산꼭대기에 위치한 작은 원룸으로 향하면서 애써 눈을 피하던 초라한 모습의 선배가 자꾸만 떠올랐다.부디 선배가 내년에는 꼭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를 기원했다. 언덕배기 중간정도에 오르던중 한남녀 고시생이 보였다. 그들도 술에 취해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 여자고시생은 흐느끼며 울고 있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일요일아침에도 독서실에 나와 공부했는데....이름이 없어..무언가 잘못된거야...."
 라며 눈물을 펑펑쏟았고 그옆의 남자고시생이 위로해주고 있었다.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나또한 눈물이 날건만 같았다.그들의 눈물의 의미를 일반인들은 알지 못한다.몸살감기가 걸려도 한번 밀린 진도는 회복할수 없기에 아픈몸을 이끌고 학원강의들 끙끙거리며 들어야 했던 아픔,2차시험전날 수천페이지가 넘어가는 책한권을 다보야 하는데서 우는 막막감등을 일반인들은 도무지 알수가 없다. 그러한 고통을 참아내며 인생의 모든것을 걸고 도전했던 시험에서의 탈락의 아픔은 그만큼 깊을수밖에 없다.


 사법시험 발표날 신림동 고시촌의 풍경은 합격자의 밝은 웃음과 떨어진자의 깊은 한숨과 좌절의 눈물이 공존하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그 미묘한 아픔과 기쁨이 함께하는 모습이었다.합격에 즐거워 하며 핸드폰으로 가족이나 여자친구에게 그 기쁜 소식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이 있는 반면.고개를 푹숙인채 깊은 한숨을 쉬며.남몰래 아픈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술집에 모여 합격의 기쁨을 함께 하며 밤새 축하주를 마시는 이들이 있는 반면 어두침침한 고시원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깡소주를 마시며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는 흐르는 눈물에 가슴아파하는 이들도 있다.

 신림동 고시촌,사법시험 합격자 발표날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운명은 그렇게 냉혹하게 갈린다.하지만 내일의 태양은 다시 떠오르듯 불합격자들은 다시 아무런 일이 없다는듯 훌훌 아픔을 털어버리고 이른아침에 학원강의를 듣기 위해 고시원을 나설것이다.그들의 꿈이 반드시 이룩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고시생이 좋아하는 드라마 '신의저울'

고시촌이야기 2008. 10. 13. 01:2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금요일 밤 책상에 앉아 책을 보느냐 뻣뻣해진 몸을 풀기 위해 잠시 자판기 커피한잔을 빼들고 독서실 휴계실로 가면 고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게실에 설치된 대형 티비를 눈이 뚤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수있다.

 고시생들은 티비화면을 보며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양 진지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SBS에서 금요일 밤에 방영하는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이다. 금요일밤마다, 많은 고시생들이 신의 저울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한다. 시간이 없이 드라마를 보지 못한이들은 일요일에 인터넷으로 몰아 보기도 한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중에 하나는 고구려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의 나라도 아니고,주말드라마도 아닌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이다. 신의저울은 금요일 심야시간에 방영되는 관계로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지만 신림동 고시촌에서는 예외이다.

금요일 밤 많은 고시생들이 독서실휴게실이나 피씨방등에서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를 시청하고 그다음날 고시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커피한잔씩 하면서 신의저울을 화제삼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신의 저울이 고시생들에게 이토록 인기가 있는것은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인 고시생과 그리고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인 연수원생.변호사.검사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  초반부에 다루었던 신림동 고시촌의 풍경과 고시생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리얼하게 다루어서 많은 고시생들의 공감을 샀다. 고시촌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고시생들의 모습.시험이 떨어지고 좌절하는 모습.고시생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추리닝에 쓰레빠를 신은 고시생들의 모습에 많은 고시생들이 공감을 했다. 

 고시생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들중에 하나가 " 너 몇년이나 공부했는데 아직도 못붙냐?" 혹은 "뭐 몇년 죽을듯 책만 보면 붙는거아냐?"이런말들이다. 고시생들의 애환.아픔.슬픔을 사회에 있는 일반인들은 이해할수 없다. 시험에 실패후 애인과의 가슴아픈 이별,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오는 미래에 대한 중압감,열심히 공부해도 시험에 자꾸 떨어질수 밖에 없는 자괴감 등 고시생들은 저마나 한두가지 가슴깊은 곳에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고시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친구들이나.친척들이 툭툭던지는 말은 고시생에게 상처로 다가온다. 하지만 신의저울이라는 드라마는 이러한 고시생들의 고뇌와 아픔을 리얼하게 잘묘사해 고시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드라마의 작가가 전직 고시생출신이 아니냐는 말이 있을정도로 고시촌의 생활과 고시생들의 모습을 아주 현장감있고 리얼하게 표현한것이다.

 또 모든고시생들의 꿈인 사법연수원의 모습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어 고시생들은 드라마를 보며 마치 자신이 연수원에 있는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꼭 연수원에 가고 싶은 의지를 불사르게 한다. 또 동생의 억울한 누명을 밝히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장준하와 그주변인물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상상하기도 한다.

 반드시 시험에 합격해 자신들도 저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억울한 누명을 밝혀내는 또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그러한 변호사.법조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가지 사정으로 고시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의 지위를 신의저울이 차지하고 있다. 고시생의 애인이 너무 이쁜거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고시생과 사법연수원생의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한 신의저울이 많은 고시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2차시험을 마치고 마땅히 시간때울 방법이 없는 고시생들에게 인기가 있는듯하다. 이들은 금요일밤마다 고시원에 티비가 없는 관계로 독서실휴게실로 나와 드라마를 보며 눈에 익은 고시생들의 모습.합격자 발표명단이 붙은 법문서적의 모습에 자신의 모습과 동일시하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드라마 초반부의 고시촌의 모습이나 연수원의 모습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고시촌에서의 인기는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신의 저울은 고시촌의 최고의 히트드라마중의 하나이다. 금요일 심야편성의 한계로 신의저울은 시청율 10% 초반의 평범한 드라마이지만 고시촌에서 만큼은 예외인 고시생들을 위한 인기드라마가 되어 가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에도 많은 고시생들의 독서실 휴게실에 삼삼오오모여 휴계실의 대형티비에서 드라마의 멋진 장준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한다.

좀도둑때문에 골머리 앓는 서울대 도서관

고시촌이야기 2008. 10. 8. 12:0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신림동 독서실에서 공부를 계속하다 오래간만에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 서울대 도서관으로 향했다. 서울대 도서관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주변의 고시생들이 많이 이용한다.아무래도 독서실 비용이 들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학교식당을 이용할수 있으니 일반인들에게 허용된 열람실은 대부분 고시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평소에는 신림동 고시촌의 독서실을 이용하지만 가끔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때에는 서울도 도서관을 들르는 편이다.어제도 갑자기 신림동 독서실이 답답하게 느껴져 관악산 언저리에 있는 서울대 도서관에서 맑은 공기를 취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서울대 도서관으로 향했다.

(참조사진)


 이른 아침 주저리주저리 책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했지만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자리를 잡고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도 자리하나를 잡고 짐을 정리후 책을 봤다.그렇게 아침 공부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학생식당메뉴를 보기위해 도서관 게시판을 바라보았다.

 게시판에는 식당메뉴와 더불어 스터디를 구하는 내용.사물함을 구하는 내용등이 붙어있었지만 유독 소지품 분실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와있었다.눈에 띄는 것은 최근에 연달아 소지품 도난사건이 발생한 모양이다. 최근 몇주동안에 지갑이나.휴대폰 베터리에서부터.열심히 밑줄쳐가며 정리한 책.가방.고가의 노트북까지 도난당한 이들의 애절한 사연을 담은 게시물들이 많이 올라와있었다.


 특히 최근 일주일사이 3번이나 가방이나 지갑을 도둑맞은 일도 있던 모양이다.아마도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여지는 이도둑은 대범하게도 공부에 지친 학생이 잠시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한 사이 지갑을 슬쩍했던 모양이다. 이사건으로 경찰까지 출동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진 듯하다.

 과거 서울대 도서관에 갈때도 간혹 소지품도난에 대한 게시물을 본적있는데 최근에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듯하다. 특히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5열이나6열에서 자주발생하
는 모양이다.

 고가의 노트북을 도난당한 학생이 학교 CCTV를 분석하여 절도용의자의 사진을 붙여놓고 연락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게시물도 보인다.지난 7월경에 발생한 모양인데 아직까지 게시물이 붙어 있는것을 보면 용의자를 찾지 못한듯하다.



 대학 도서관의 절도사건이야 대학시절에 누구나 경험했을것이다. 각 대학도서관마다 일종의 상습적인 절도꾼이 있어 각 학생회에서 그 절도범을 잡기위해 작전도 짜고했던 추억이 있을것이다.특히 대학도서관의 상습절도범은 이른바 정신적 질환에 의한 도벽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평소에는 평범하게 생활하다가 나도 모르게 남의 물건을 보면 훔치고 싶은 욕구가 치솓는 이들이다.

  한편 생계형 대학도서관 절도사건도 있다. 지난 2007년 관악경찰서는 노트북.전자사전.300여권의 책등 1000여만원어치를 서울대 도서관에서 절도한 고시생을 붙잡은 일이 있었다.이사람은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고시생이었는데 계속되는 시험낙방에 책살돈이 궁해지자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서울대 도서관은 물론 신림동 독서실에서도 간혹가다 새로구입한 법서등을 도난당하는 경우가 많다. 새책은 헌책방등에서 비싼값을 주고 팔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오랜시간을 걸려 밑줄도 치고.형광펜으로 중요 핵심키워드에 표시도 하며 정성을 다해 정리한 책이나 각종 시험관련자료가 정리되어있는 노트북등을 도난당한 다하면 그충격은 안겪어 본사람은 모를것이다.각대학 도서관의 관리자가 더욱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서울대 도서관은 각 도서관 열람실에 고정되어 있는 CCTV가 한대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사물함 주변등 CCTV의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이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절도범이 노린다면 더욱 속수무책이다.이러한 틈을 이용하여 서울대 도서관에 더욱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대학측은 열람실에 CCTV를 한두대 더설치하거나,순찰을 늘리는 방안등.절도사건감소를 위한 진지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럭셔리 고시생과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

고시촌이야기 2008. 9. 23. 07:32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서울대 주변 각종 고시학원과 고시원.미니원룸들이 모여있는 신림9동과 2동을 아우르는 영역을 우리는 신림동 고시촌이라고 부른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사법시험.행정고시.공인회계사.세무사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모여드는 곳이다.
 
 그러나 IMF이후 빈부의 격차가 눈에 띄게 늘어난것처럼 이곳 신림동 고시촌의 모습도 빈부의 격차가 보인다. 이른바 집안에 여유가 있는 럭셔리 고시생과 그렇지 못한 헝그리 고시생의 삶은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럭셔리 고시생의 하루

 강남에 살거나 혹은 집안에 좀 여유가 되는 럭셔리 고시생의 하루는 한마디로 공부할맛나는 하루이다. 그들 혹은 그녀들은 집이 강남쪽에 있는 경우는 직접 자신의 차를 끌고 신림동 독서실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그들의 차는 국산 중형차이거나 일본의 도요다의 렉서등도 있다. 개인적으로 본차들은 한 여자 고시생이 독일의 폭스바겐을 타고 독서실을 출퇴근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얼굴도 이쁘게 생겼던데 많은 여자 고시생들의 질투의 대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이쁘지 공부도 잘하지 집안도 여유롭지 그야말로 행복자체일것이다.

 집이 먼곳의 럭셔리 고시생들은 신림동의 원룸에서 생활한다. 평범한 고시원형태의 미니원룸이 아니라 집면적이 15평이상되는 드럼세탁기.에어컨등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대형원룸에서 전세 5000만원이상을 주거나 .월세 60만원 이상을 주며 편안하게 머문다.혹은 근처 아파트를 통채로 전세로 얻어 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럭셔리 고시생들은 최고급독서실에 출근해 공부를 시작한다. 신림동 고시촌의 독서실은 이러한 럭셔리 고시생들을 겨냥한 최고급 독서실들이 속속생겨나고 있다.보통 신림동 고시촌 독서실의 가격은 10만원에서 12만원 사이가 대부분인데 최고급 독서실의 가격은 18만원이상을 호가하는 곳들이 많다. 이러한 최고급 독서실은 그야말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모든 화장실에 비데는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고.독서실책상안에 동영상강의를 듣기 쉽도록 최신형 LCD모니터를 장착한 컴퓨터가 설치되어있다. 또 책상도 이른바 스터디형 책상으로 상당히 넓직하여 공부하기가 상당히 편하다.그리고 각 열람실마다 최신식 공기청정시스템이 갖추어져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는 쾌적한 곳에서 공부를 한다.

 독서실안에는 간단한 운동을 할수 있도록 헬스시설이 갖추어져있고 샤워실 또한 갖추어져있다. 그리고 휴게실에는 대형 평면티비와 안락한 소파 수면실등이 갖추어져 편안한 휴식을 취할수 있다.

 그렇게 최고급 안락한 독서실에서 공부를 한후 럭셔리 고시생들은 식사를 한다.식사는 그들도 대부분 고시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만 이미 고급입맛에 길들여진 그들에게 싸구려 식자제를 사용하는 고시식당이 입맛에 맞을리 없다. 따라서 고시식당 음식에 질리면 그들은 서울대 입구역에 있는 아웃백,빕스등의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한다. 식사후 테이크아웃점에서의 디저트로의 커피나 생과일 쥬스도 잊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다시 쾌적한 최고급 독서실로 향한다. 그러나 일부 럭셔리 고시생들은 과외를 받으러 떠난다. 최근 신림동 고시촌도 과외가 유행하고 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연수원생들을 선생님으로 하여 한달에 몇백만원이상의 고액의 과외료를 지불하고 연수원생들의 생생한 합격비법을 전수받고 있는것이다.이렇게 우수하게 합격한 연수원생들의 합격비법을 1:1과외로 전수받으니 그들의 합격률은 점차 증가할수 밖에 없다.

 연수원생과 함께 한 고액과외를 마치고 밤이 되면 럭셔리 고시생들은 체력단련을 위해 근처의 헬스클럽으로 향한다.한달에 약 4만원에서 5만원이 하는 시설에서 쾌적하게 갖추어진 각종 운동기구들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시원한 샤워를 한후 60만원짜리 원룸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미 한밤중이 되고 운동도 열심히 했으니 배속이 출출하다는 신호를 해온다. 그러면 그들은 출출함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일식초밥집에가서  전문일식요리사들이 맛있게 만들어준 9000원짜리 연어초밥이나 사케를 한잔하며 하루 일과를 마친다.그리고 강남에 사는 고시생은 애마 폭스바겐을 타고 집으로 향하고 쾌적한 고급원룸에 사는 이들은 원룸에 들어가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놓고 달콤한 꿈나라에 빠진다.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

 헝그리 고시생의 하루는 신림9동 산꼭대기에 위치한 15만원짜리 닭장같은 고시원에서 시작된다. 최근에 신림동도 개인생활을 중요시하여 사생활이 보장되는 미니원룸들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신림9동이나 2동 꼭데기에는 아직도 고시원이 많이 남아있다. 돈의 여유가 없는 가난한 고시생들의 마지막 안식처이다. 대부분 15만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그리고 좀더 산꼭대기쪽으로 가면 10만원짜리 고시원도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에어컨도 각방마다 있고 있을만은 하다. 그러나 방이 마치 닭장처럼 작다는 것이 흠이다.

 자기 몸하나 누울 공간이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헝그리고시생은 독서실로 출근한다. 독서실은 고시원근처에 있는 7만원짜리 독서실이다.18만짜리 독서실처럼 공기청정기에 각종 편의시설은 없는 볼품없는 독서실이지만 있을만은 하다. 그런데 아직도 낮에는 더워죽겠는데 독서실총무는 전기세를 아낀다며 에어컨을 잘틀어주지 않아 답답할푼이다.7만원의 독서실비를 낼여유조차 없는 이들은 근처의 관악구립독서실이나. 서울대 독서실로 향한다. 서울대생들의 눈치가 보이지만 궁박한 자금사정에 어쩔수 없이 그들의 신세를 질수밖에 없다.

 아침공부를 마치고 점심은 고시식당으로 향한다. 가능한 싼고식당을 찾아야 한다. 여러곳을 찾다가 간신히 식권 100장에 20만원을 하는 고시식당을 찾았다.워낙 저렴한 가격이다 보니 반찬이나 음식의 질은 형편없다.그래도 이것에 만족하며 맛있게 먹어야 한다. 워낙 싸구려 음식을 먹으니 속이 계속 더부룩하다.점심후 테이크아웃점에서의 아메리카노커피같은 것은 생각할수도 없다. 독서실 근처에 있는 3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빼 마시며 더부룩한 속을 달래본다. 

 쓰디쓴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점심식사후 몰려오는 잠을 쫓아가며 다시 독서실에 앉았다. 최근 시험에 나오는 핵심포인트만 찍어주며 강의한다는 인기강사의 강의가 오픈했지만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강사의 실강을 들을수 없다. 근처 중고서적을 파는 서점에서 최근판례나 개정법률도 업데이트되지 않은 2년전의 강의테입을 사서 강의를 듣는다. 혼자 강의를 듣다 보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자꾸 졸려만 온다. 최근 신림동의 학원가는 그마나 강의테입도 잘 출시하지 않는다. 학원이나 강사에게 별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강이나 동영상강의 수강료는 천정부지로 치솓고있다.돈이 없는 가난한 고시생은 인기강사의 강의를 듣고 싶어도 높은 수강료때문에 들을수 없는 처지이다.

 그렇게 철지난 강의테입으로 공부를 하니 어느순간 독서실 문닫을 시간이 다가온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신림9동 동사무소 근처에 있는 신성초등학교로 향한다. 운동을 하러가는것이다.한달에 4만원이 넘어가는 헬스클럽은 상상할수도 없다. 그러나 운동은 해야 한다. 시험한달전에는 최소한 하루에 10시간이상 책상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버티지를 못한다. 특히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2차는 4일이나 5일동안 시험을 보는데 대부분 시험기간내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체력이 따라 주지못하면 그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고시생들의 조깅코스 신성초등학교는 벌써부터 고시생들로 꽉차있다. 많은 고시생들이 운동장을 달리며 체력을 보충한다.밤10시가 넘어선 신성초등학교는 고시생들의 체력보강을 위한 종합운동장이 되어 버린다.

 약한시간여동안 땀을 흘리며 운동장을 달리니 그래도 기분이 상쾌하다. 그러나 역시 운동을 하니 출출함이 밀려온다. 초밥 생각할수도 없다. 근처 어묵이나 떡볶이를 파는 노점상으로 가 어묵몇개와 어묵국물로 배를 채운다. 싸구려 어묵에 불과하지만 운동후 먹는지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어묵으로 배를 채운후 다시 신림9동 산꼭대기 15만원짜리 고시원으로 향한다. 산꼭대기 원룸으로 향하는 발길이 무겁기만 한다. 많이 걸어 온거 같은데 아직도 한참이다. 경사가 스키장 활강코스만큼이나 오늘따라 급하게 보인다. 산꼭대기 언덕에 걸린 보름달을 바라보며 많은 고시생들이 그들의 안식처 고시원으로 향하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의 부익부 빈익빈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더이상 신림동 고시촌도 가난한 자의 희망이 되지는 못하는것같다. 최고급 독서실.그리고 합격생들한테 수백만원을 주며 1:1 과외를 받는 럭셔리 고시생들의 합격률은 점차 높아만 진다. 유명강사의 학원 강의의 수강료는 점차 높아만 지고 있다. 강사의 강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수험정보 답안작성기술등을 배울수 없어 점차 합격에서 멀어질수 밖에 없다. 대학입학시험에서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사라진것처럼 이제 각종 고시에서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사라질듯하다. 개천의 용은 점점 멸종되어 간다. 고시합격을 위해서도 자본의 도움은 필수이다.

신림2동약도

고시촌이야기 2008. 9. 21. 23:50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신림2동의 간단한 약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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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9동약도

고시촌이야기 2008. 9. 21. 23:4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고시촌 신림9동의 간단한 약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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