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이 피로 회복제였다고?

마약범죄 2024. 4. 24. 00:5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케타민, 코카인, 엑스터시, 합성대마 등 다양한 마약이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유통되는 마약의 대표주자는 필로폰이다. 아무래도 제조과정에서 냄새는 고약하지만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제조원가가 저렴하기 때문일 것이다.

에페드린 등 화학물질을 합성하여 제조하는 필로폰의 정식명칭은 메스암페타민이다. 그런데 왜 필로폰이라는 애칭으로 불릴까?

 

메스암페타민은 1888년 일본 교수가 천식치료제인 마황으로부터 에페드린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발견후 효능을 보니 투약후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우며 기분이 좋게 하고 또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각성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각성효과가 그 어떠한 약물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후 1900년대 초반 대일본제약에서 메스암페타민을 피로회복제로 출시했는데, 그 상품명이 ‘philopon’이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필로폰은 피로회복제로 출시된 메스암페타민의 상품명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필로폰은 처음 출시되었을때에는 합법적인 피로회복제였다. 각성 효과가 워낙 탁월해 당시 밤낮으로 전투를 해야하는 군인들이 많이 사용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팀팩같은 존재라 할까? 특히 2차 세계대전의 일본군과 독일군이 많이 사용했는데, 독일군이 프랑스 침공당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르덴 숲을 뚫고 전격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독일군에 보급품으로 지급되었던 필로폰 덕분이었다. 일본군도 전쟁 막바지 죽음의 공포를 뚫고 미국 항공모함에 돌진해야 하는 카미가제 대원들에게 필로폰을 투약했다.

이처럼 필로폰이 처음에는 피로회복제로 정식으로 군에 보급되던 보급품이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필로폰의 부작용은 너무 심각한 것이다. 단기적으로 각성효과가 있으니 반복 투여시 정신 분열이 생기면서, 환청, 환시 등이 나타나고 극심한 피해망상에 시달린다.

한편 종전 후 일본 군수창고에 보관 중이던 필로폰을 야쿠자들이 몰래 빼내 시중에 유통하며 대중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이후 각성제 파동으로 일본에서 필로폰 범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하자, 야쿠자는 원료를 대만에서 사와 제조를 한국에서 한후 다시 일본에 수출하는 소위 백색의 삼각지대가 구축되었다. 1970년대 한국은 세계 최대의 필로폰 제조국가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송강호가 주연한 마약왕도 당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한국의 필로폰 공장이 증가함에 따라 일본에 수출되고 남은 잉여물이 한국에도 유통되면서 한국의 필로폰 사용자도 점차 늘어나게 되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한국정부도 1990년대 강력한 단속을 함으로써 국내 필로폰 제조 기술자들이 중국으로 도주해 이후 중국이 주요 필로폰 제조 국가로 부상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가 2000년대 후반부터 필로폰 제조 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걸리면 무조건 사형으로 엄벌에 처하자 또 제조 조직이 동남아로 이동하게 된다. 각국 정부가 강력하게 필로폰 등 마약을 이처럼 단속하지만, 마약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필로폰은 여전히 한국, 일본, 필리폰 등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마약류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마약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로폰 등 마약의 단가가 점점 떨어지다 보니 본드나 부탄가스를 하던 청소년들도 필로폰이나 케타민 같은 마약류를 쉽게 구해 투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마약의 유혹에 빠져들만 단약은 정말 힘들고 괴로운 것이다. 하지만, 점점 유혹의 손길이 많아지고 있으니 상황이 삼각한 것이다. 피로회복제로 탄생한 필로폰이 점점 우리 사회를 좀 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투약사범은 일종의 중독자와 같기에 엄벌만이 능사가 아닐 것이다. 물론 유통사범은 엄하게 처벌해야겠지만, 투약사범은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단순 처벌은 일시적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출소 후 그 중독성으로 인해 다시 마약류에 의존하게 되어 처벌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투약가 구금되면 마약사범으로 교도소 내에서 일반 형사범들과 구분되어 마약사범들끼리 같은 거실에서 생활을 하게 되며, 따라서 마약 사범들이 같은 거실에서 수형생활을 하며 서로 자신들의 마약경험을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마약을 좀 더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과 인간관계를 획득함으로써 사회에 나와서 더욱 쉽게 또다시 약물을 접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 투약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엄벌보다는 재활치료가 시급할 것인데, 우리나라 형사정책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에이스 모드 돌아온 페냐

한화이글스 2024. 4. 20. 10:24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봄이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시는 우리 페냐 선수가 에이스 모드로 돌아왔다. 어제 경기는 오래간만에 투타조화를 보이며 삼성에 완승한 기분 좋은 경기였다. 간만에 편안하게 본 게임!

 

홈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페냐 선수는 6이닝 동안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이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며 호투를 펼쳤다. 앞선 두경기는 조기에 무너지며 똑 꽃가루 때문에 고생하는구나 했는데, 이번 경기는 다시 에이스 모드로 돌아와 한화팬을 기쁘게 했다. 꽃가루가 덜 날렸나?

게다가 페라자 선수도 2루타 두 개에 2타점을 올리며 크레이지 모드로 돌아왔고! 역시 페라자 선수가 터져줘야 한화는 이길 수 있나보다.

 

아무튼 페냐 선수가 에이스 모드로 돌아와주니 무척 기쁘다. 벌써 3년차가 되는 건가? 제구가 그렇게 훌륭한 선수는 아니지만 체인지업만큼은 리그를 압도하는 위력을 가졌다. 제구만 잘되었으면 아마도 MLB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어 있겠지. 3년 동안 한화에서 큰 역할을 해주는 선발투수인 것은 맞다.

저번 경기에서 우리의 문동주 선수가 체인지업으로 큰 재미를 보았는데, 이 체인지업을 류현진에게서 배운 걸까? 아니면 폐냐? 문동주 선수의 체인지업은 그 궤적이 스플리터처럼 떨어지던데... 혹시 페냐한테 배운게 아닐까? 아무튼 문동주 선수는 솔직히 결정구가 없어서 좀 아쉬웠는데, 한화에 체인지업 장인이 두명이나 있으나 잘 배워서 마구를 장착한 에이스로 성장해주었으면 좋겠다.

강제추행 무혐의 처분

승소판결 2024. 4. 19. 00:39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수행한 사건중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건입니다. 사건을 각색해서 재구성하면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 남성 필수씨는 오랫동안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인데 베트남 여성 아잉과 결혼하였습니다. 베트남 여성은 재혼인데 전남편 사이에 응우엔이라는 딸이 었었지요. 필수씨는 자신의 딸이 아니었지만, 응우엔을 자신의 딸이라 여기며 각별히 보살폈지요.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으니....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살고 있는 집과 상속받은 땅을 자기 앞으로 등기해달라고 요구하며 등기를 넘겨주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겁니다. 필수씨는 당황했지요. 하지만, 가정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땅과 집을 아잉한테 넘겨주었지요.

 

하지만, 땅과 집이 넘어오자 아잉의 태도는 갑자기 바뀌었어요. 그러디니 필수씨가 딸 응우엔을 수십차례 강제추행했다며 고소를 하고 필수씨를 집에서 내쫓았어요. 필수씨는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막막한 상황이었어요. 딸 응우엔이 경찰조사에서 필수씨가 수십차례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지요. 막막한 상황에서 필수씨는 변호인을 찾아왔습니다.

 

2. 변호인의 대응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이후, 수사기관에서는 강제추행을 입증할 특별한 증거가 없어도 피해자의 진술만 어느정도 일관되면 그 진술이 진실이라는 전재하에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이와 반대되는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 그 범죄혐의를 인정해 기소하는 것이 실무상 관례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이 사건도 피해자가 수십차례 강제추행이 실제로 있었다고 진술하였고 진술분석관을 통해 그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하였기에, 피의자측이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않으면 기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었습니다. 실제로 경찰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 있다고 판단해 필수씨를 송치의견으로 검찰에 보냈지요.

그러나 저는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며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 냈습니다.

우선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특정 날짜에 피해자 응우엔과 아잉이 해외로 출국했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 수 있는 하나의 계기를 찾아는 것이죠!

 

그리고 다행스럽게 필수씨의 핸드폰에는 응우엔과 아잉의 통화내역이 녹음되어 있었습니다. 통화 녹음 내역을 보면 강제추행이 있었다는 시기임에도 응우엔이 필수씨를 무척 따르며 아빠 언제 오냐며 보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아잉 또한 강제 추행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다정하게 대화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제추행이 있었다는 시기에 촬영된 동영상도 있었는데, 필수씨의 형제들이 함께 모여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필수씨를 응우엔이 졸졸 따라다니며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응우엔은 필수씨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등의 행동을 전혀 하지 않고 무척 따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모습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더불어 필수씨는 아잉과 이혼 소송을 제기중이었는데, 이혼 소송과 고소장에 강제 추행일시, 경위 등이 서로 다르게 진술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강조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지요.

 

3. 무혐의 처분

다행스럽게 검찰은 이러한 변론을 받아들여 응우엔이 아잉의 지시를 받아 거짓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아 그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하였습니다.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고 필수씨는 사건이 진술이 밝혀진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 저또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건이었지요. 최근 대법원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헌법상의 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물론 성폭행 피해자는 보호되어야 할 것이고 성폭행 사건은 증거 수집이 용이하지 않기에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기존의 판례는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 입증책임이 피의자에게 전가되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기에 실무상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적용의 변화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 뭔가 어색했잖아. 우리....

한화이글스 2024. 4. 14. 02:33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그래! 무언가 어색했어!

너무 높이 있었어. 솔직히 우리 어색했잖아.

멀미도 났잖아!

 

이제야 익숙했던 우리 이글스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축하해!

 

투수가 버티면 타선 침묵!

타선이 터지면 난타 당하는 센스를 발휘해주시는 우리 투수님들!

경이로운 엇박자의 향연!

 

그래! 그거야. 우리 이글스!

 

그래도 행복했단다.

이게 몇 년만이야.

꿈을 꾸는 것 같았지.

 

. 다시 날아보자!

저 높은 곳으로.

법인격부인 소송 승소판결

승소판결 2024. 4. 13. 01:4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의 개요를 각색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식회사 한국이라는 회사가 신용보증기금에 보금원금을 16,000만원으로 하여 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에 관해 신용보증약정을 채결하였고, 의뢰인은 위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이라는 회사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보증사고가 발생하였고, 연대보증한 의뢰인이 그 채무를 떠안아 변제하게 되었습니다. 졸지에 거액의 채무를 떠안은 의뢰인은 한국에게 채무 변제를 요청하였으나 한국은 폐업하고 대한민국이라는 회사가 새롭게 설립되고 한국은 이미 폐업했으니 돈을 갚지 못하겠다고 버틴 사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뢰인이 찾아왔고, 자초지종을 들은 저는 법인격부인 소송을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에 제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여겨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 법인격 부인의 성립을 입증하기 위한 변론

법인격부인론은 법인격 자체를 박탈하지 않고 그 법인격이 남용된 특정한 경우에 한하여 그 회사의 독립적인 법인격을 제한함으로써 회사형태의 남용에서 생기는 폐단을 교정하고자 하는 이론으로, 특정한 경우에 회사와 사원간의 분리원칙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회사와 사원을 동일시하여 구체적으로 타당한 해결을 기하려는 이론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엄격한 요건 하에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으로 그 적용요건이 엄격해 소송을 제기하는 입장에서는 승소하기 무척 어려운 소송입니다. 그러나 의뢰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어려운 소송임에도 승소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건입니다.

우선 저는 한국과 대한민국의 영업목적이 동일하고, 본점 소재지가 동일하며, 대표이사가 모두 동일한 사정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공단 등에 조회를 통해 한국의 직원이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신설 회사로 이전된 것을 입증하였으며, 상호의 주요 부분이 일치한다는 사실또한 입증하였습니다.

 

나아가 금융거래 조회를 통해 한국이 거래처로부터 받은 거래대금 대부분이 대한민국의 계좌로 이체된 것을 입증하였으며, 과세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한국과 대한민국의 거래처가 거의 동일한 사정까지 입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설 회사의 설립일과 구회사의 폐업일이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비교적 짧은 사정까지 입증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3. 승소 판결

결국 법원은 저의 이러한 입증을 받아들여 피고 회사가 구회사의 채무면탈의 목적으로 설립된 사실 즉 법인격부인론을 받아들여 의뢰인이 대위변제한 금원을 피고회사가 갚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승소 판결을 받고 의뢰인은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의뢰인에게 2억원 가까운 돈은 너무나 큰 부담이었는데, 이를 회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피고 회사의 계좌를 가압류 하였고, 승소판결을 받은 후 이를 압류로 전환하여 판결에 따른 금원을 회수할 수도 있었기에 저또한 무척 만족스러운 사건이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대마범죄에 대한 벌금형 선고

마약범죄 2024. 4. 9. 01:05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이 사건은 의뢰인이 2022년경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이후 그로부터 6개월 후 클럽에 갔다가 만난 외국인과 대마를 흡연해 기소된 사안입니다.

한편 의뢰인은 약 8년전에 대마흡연으로 기소되어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 8년만에 또다시 대마관련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중이기에 이번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집행유예가 취소되어 1년의 징역형을 추가로 살아야하는 난처한 상황이었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의해 대마 또는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쳐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의뢰인은 대마 흡연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또다시 대마를 흡연하였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고 사실상 징역형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본 변호인은 우선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단순 처벌은 일시적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가, 출소 후 그 중독성으로 인해 다시 마약류에 의존하게 되어 처벌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으로, 의뢰인이 구금되면 마약사범으로 교도소 내에서 일반 형사범들과 구분되어 마약사범들끼리 같은 거실에서 생활을 하게 되며,. 따라서 마약 사범들이 같은 거실에서 수형생활을 하며 서로 자신들의 마약경험을 공유하고 이 과정에서 마약을 좀 더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과 인간관계를 획득함으로써 사회에 나와서 더욱 쉽게 또다시 약물을 접하게 되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수형생활이 새로운 마약을 접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에, 따라서 단약의지가 높은 자에게는 단순한 처벌보다는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단약의자와 실천의지를 강화를 통해 재범의 위험성을 낮출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사정을 강조하며 의뢰인이 단약의지가 강해 재범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정을 입증하기 위해 판결전 양형조사를 강력하게 요청하였고, 다행히 재판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판결전 양형조사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재범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과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약 8년간 단약하다 우연히 만난 외국인의 권유를 이기조 못하고 대마를 한모금 정도 한 것으로 중독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이후 자신의 잘못 진지하게 반성하며 마약퇴치 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단약프로그램을 성실하게 이수하고, 또 의뢰인은 다른 마약 사범과 달리 직장을 다니고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재범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더불어 의뢰인이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이 온전하지 못한 점을 변론하며 피고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하였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이러한 변론을 받아 들여 의뢰인에게 벌금 800만원을 선고해 의뢰인을 마지막으로 용서하여 주었고, 의뢰인은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구금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의뢰인도 재판부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을 잘 알것입니다. 다음에 또다시 대마를 흡연하면 구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니 부디 단약치료를 성실히 계속 받아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성인지 감수성과 무죄 추정원칙에 대한 새로운 대법원 판결이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여러분도 아시다 시피 2018년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그동안 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다른 유력한 증거가 없다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일관되고 믿을 수 있다면 그 범죄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 왔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2018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7709 판결)에서 등장했는데, 그 판결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에서 성폭행 등의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성범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에게 이른바 피해자 다움을 강요해서 쉽게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이 일부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전반적으로 그 내용이 일관되면 그 진술의 증명력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되다는 것입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일응 타당한면이 있으나, 그 판결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적용시켜 입증책임을 피고인이나 피의자에게 전가시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 같은 수사기관은 특별한 증거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 어느 정도 일관되면 피해자의 진술이 진실이라는 전제하여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이와 반대되는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 그 범죄혐의를 인정해 기소하는 것이 실무상 관례처럼 자리 잡아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피의자나 피고인은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알리바아를찾아야만 했고, 알리바이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하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피해자측과 합의를 해야 했습니다. 이는 사실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력화시키는 중대한 문제를 초래하고, 이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러한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기존 판결의 문제점을 인식하였는지 무죄추정의 원칙을 강조하는 변화는 입장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은 2021. 6. 24. 23:15경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다대포 해수욕장역으로 운행 중인 전동차에서, 피해자(, 19)의 옆 자리에 앉아 피해자의 왼팔 상박 맨살에 자신의 오른팔 상박 맨살을 비비고, 피해자가 이를 피해 옆 좌석으로 이동하자 재차 피해자의 옆 자리로 이동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중교통수단인 전동차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위 공소사실에 대해 원심법원인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피고인 측이 제출한 소견서 등만으로는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의 지적 또는 의지적 상태가 자신이 한 행동의 사회적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의 상태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는 아닌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맞은편에 앉아 있다가 피해자 옆으로 옮겨 앉은 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자폐성 장애로 인한 상동행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하여,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위 원심법원의 판결은 기존의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판결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판결한 것입니다. 이에 피고인이 상고하여 위 사건이 대법원에 가게 되었는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해 사건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야 하므로, 개별적ㆍ구체적 사건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지만,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하여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피고인이 일관되게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 증거가 없거나,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고의와 같은 주관적 구성요건만을 부인하는 경우 등과 같이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만이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주장은 물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 피해자 진술 내용의 합리성ㆍ타당성, 객관적 정황과 다양한 경험칙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기에 충분할 정도에 이르지 않아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였고 그 내용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관하여 증거동의를 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 내용이나 진술의 맥락ㆍ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함부로 허용할 수 없다.

위 대법원 판결이 기존의 성인지감수성을 내용으로 하는 기존의 대법원 입장을 변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인지감수성의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없다는 것으로 실무상 잘못 적용되고 있는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적용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위 판결로 별다른 유죄의 증거 없이 피해자 진술만으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거나, 무죄추정원칙에 반해 사실상 피해자가 무죄의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2020가단11xxxx 보험금 청구 사건

승소판결 2024. 3. 29. 00:02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이 사건은 의뢰인이 조립식 건물을 임차하여 세차업을 하고 있었는데 옆 호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조립식 건물 전체가 소훼되고 세차장에 있던 고가의 외제차까지 모두 소훼되어 의뢰인은 졸지에 모든 것을 투자해 일하던 세차장을 잃고 또 외제차 값을 물어주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화재 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어 의뢰인은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 청구를 했다. 당연히 보험금이 나올줄 알았는데 뜻밖에 보험회사는 보험 약관상에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이 손해를 입었을 경우에 그 재물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를 가진 사람에게 부담하는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은 면책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세차업을 하는 원고가 자동차를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보험금만을 믿고 있던 의뢰인은 무척 당황해 하며 찾아왔고 결국 보험 약관을 면밀이 검토한 나는 승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여기고 보험 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진행했다.

  보험 회사의 보험 약관에 아래와 같은 사정이 있으면 보험금 지급을 면하는 규정이 있다.

   결국 이 사건은 위 보험 약관의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서 자동차 세차업자가 세차를 위해 보관하고 있던 자동차를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로 볼 수 있느냐 즉 재물의 타인성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 보험회사 측은 위 약관의 면책사유의 취지는 타인이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은 피보험자 영역에서 실질적인 통제가 가능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담보하는 일반적인 위험과는 그 기초가 다르다고 할 것이어서 그러한 위험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세차업자가 세차하는 동안 자동차에 대한 운행 지배권이 세차업자에게 있는 것이기에 의뢰인이 자동차를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책 약관이 적용되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변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보험회사의 면책약관 조항 해석은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많다.

우선 피보험자가 소유 사용 또는 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조항을 둔 취지는 그 재물에 대하여 생긴 손해와의 관계에서 피보험자는 그 재물의 피해자인 동시에 그 재물의 가해자가 되어 결국 피해를 배상받을 권리와 피해를 배상해 주어야 할 의무가 함께 발생하는 결과 혼동으로 그 권리가 소멸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생겨 보험으로써 보호되어야 할 보험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또 그와 같은 관계에서도 보상을 허용하게 되면 피보험자가 그 피해를 과장하여 과도한 피해보상을 받게 되는 도덕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떄문에, 이 사건 면책조항 상의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사용·관리하는 재물도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그 물건의 이용으로부터 부수적인 이익을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로 사용·수익 또는 지배·관리를 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의뢰인은 차량 광택 또는 세차를 위해 이 사건 차량을 잠시 맡은 것에 불과하여 그 용역 완성이라는 부수적 이익을 위해 차량을 일시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이를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로 사용수익 또는 지배관리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수리를 위탁받은 차량은 피보험자가 자동차 열쇠까지 넘겨받고 수리를 마칠 때까지 차량을 이동시키면서 보관하는 것인바, 수리기간 동안은 피보험자가 실질적으로 통제하여 지배할 수 있는 재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세차업자인 의뢰인이 차량을 사용수익 또는 지배 관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뢰인은 차량을 소유 또는 사용하기 위해 보관했던 것이 아니라. 차량 광택 또는 세차를 위해 이 사건 차량을 잠시 맡은 것에 불과하여 그 용역 완성이라는 부수적 이익을 위해 차량을 일시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이를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의 점유나 지속적인 점유로 볼 수 없고 보험회사의 주장은 약관 조항을 자기에게 유리한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을 뿐이다.

이처럼 보험 회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변론했고, 결국 법원은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손을 들어 주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광택을 위탁받은 고가의 외제차량이 소훼되었는데 보험금을 지급해주지 않아 의뢰인은 대출을 받아 이를 우선 지급하고 보험회사에게 소송을 제기해야만 했다. 만약 소송에서 패소하면 대출금 상환도 어려운 상황에서 변호사 보수까지 물어줘야 하기에 소송 진행 과정 내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랜 공방 끝에 마침내 승소 판결을 받아 보험금 전액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어 의뢰인으로서도 한시름 놓은 사건이었다.

드디어 긴 기다림 끝에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오랜 시간 동안 프로야구 시즌을 기다려온 야구팬들로서는 흥분되는 순간이다. 충청도 태생에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나는 당연히 한화 이글스의 광팬이다. 한화 이글스의 승패에 따라 그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기분이 달라질 정도다.

 

널리 알려진 바대로 한화 이글스의 충직한 팬들은 보살팬으로 불린다. 1999년 감격스러운 첫우승을 끝으로 매년 하위권을 멤돌며(물론 그사이 몇차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팬들의 기대를 애써 외면했다. 어디에 가서 나가 한화팬이라고 하면 츠은한 눈빛으로 바라볼 정도로 한화팬들의 외로운 짝사랑은 애처롭기만 했다.

 

하지만, 올해는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화팬들을 설레게했다. 바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류현진 선수가 복귀했기 때문이다. 또 꼴찌를 도맡아 한 대가로 문동주, 김서현 등 꽤 쓸만한 유망주를 싹쓸이 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화팬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당연히 류현진 선수다.

출처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하지만, 개막전에서 류현진 선수는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5실점 하며 강판당했다. 물론 문현빈 선수의 알까기도 있었지만, KBO 리그를 호령하던 모습은 아니었다. 류현진 선수도 세월이라는 큰 괴물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2006년 혜성처럼 등장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강력한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18승에 방어율 2.23을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던 류현진 선수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아직도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류현진 선수의 직구는 신인 때가 가장 위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오승환급은 아니더라도 묵직하고 무브먼트가 좋은 직구는 KBO 타자들을 충분히 압도할만큼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 그해 201이닝을 던졌다. 미친 짓이다. 아마도 지금처럼 이닝관리를 제대로 해줬다면 류현진 선수는 더 대단한 선수가 됐을지도 모른다. 첫해부터 무리한 이닝을 소화한 류현진이었지만 그 다음해에도 류현진은 휴식을 보장받지 못했다. 팀사정상 어쩔 수 없었을지 모른다. 소년가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소년가장은 자연스럽게 완급조절을 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매이닝 그렇게 강력한 직구를 뿌려대면 어깨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완급 조절을 하며 어깨를 아끼려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결국 미국에서 두차례? 수술을 했다.

 

그래서 그런 류현진 선수를 보면 무언가 안쓰러움이 있다. 혹사만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이닝을 제대로 관리해줬다면 아직도 강력한 직구를 뿌려댔을 수도 있을텐데.....하지만 류현진은 노련한 선수다. 비록 개막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유의 능글맞음과 노련함으로 잘 이겨낼 것이다.

 

그리고 야구계에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두산 주장 출신 오재원 선수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소식이다. 두산은 내가 한화 다음으로 좋아하는 팀이고 특히 오재원 선수의 열정적인 플레이(물론 타임에게는 안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좀 충격적이었다.

언론과 또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것을 보았을 때 투약한 것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모양이다. 마약 투약 사범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쳐해진다.

 

무엇이 오재원 선수를 마약투약 사범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된고 그 실수를 바로 잡으면 된다. 마약 특히 필로폰은 그 중독의 정도가 너무 심해 이를 완전히 끊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강한 단약의지로 전문적인 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처음 마약을 투약한 투약 사범을 구속까지 시키는 것은 좀 이례적인 일이다. 아마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염려 때문에 영장을 발부한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알기로는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이미 확보되어 있으니 구속적부 심사 청구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마약 사범이 너무 급증하고 있다. 마약을 너무 쉽게 구하고 젊은 세대 사이에 마약을 그다지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마약에 한번 손을 대면 파멸의 길로 빠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앞서 말했지만 필로폰 같은 마약은 한번 맛을 보면 그 유혹에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고 점차 마약에 종속되어 인격이 파멸되어 버린다.

정부의 대대적 단속과 감시에도 마약사범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에게까지 은연중에 마약이 퍼져나가니 사태가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미국처럼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좀비처럼 거리를 헤매는 일이 우리나라에 벌어질 수 있다.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 한화가 꼭 첫승을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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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반입 무죄 판결(인천지방법원 2022고합 2xx)

승소판결 2024. 3. 22. 01:2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1. 사안의 개요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외국에 있는 성명 불상자 함께 MDMA, 케타민을 밀반입하기로 마음먹고, 공모에 따라 위 성명불상자가 외국에서 MDMA, 케타민 등이 담겨 있는 국제 우편물을 인천국제 공항으로 도착하게 하면, 피고인이 이를 수령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외국에서 이주해 한국인 남편과 혼인해 아이를 낳아 키우던 폄범한 주부였습니다. 의뢰인은 생활력이 강해 외벌이 하는 남편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려가지 부업을 해왔는데,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외국에 있는 성명 불상자를 알게 되어 우편물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우편물을 받으러 갔다가 영문도 모른 채 체포되어 중대한 마약 밀반입 사범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2. 변론 사항

 

자녀를 키우는 평범한 가정 주부가 졸지에 마약밀반입 사범이 되어 구금된 채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되니 의뢰인은 너무나 당혹스럽고 두려운 상태였습니다. 의뢰인의 처지가 너무 딱해 최선을 다해 변론을 했고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펼쳐졌습니다.

 

. 공동정범의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 변론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마약류 밀반입 조직의 일종의 수령책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그렇다면 존재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총책, 상선 등과 공범관계에 있다는 것인바, 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요건인 공동가공의 의사와 객관적 요건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사실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공동가공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의 의사로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야 합니다. 더불어 범행이 이미 기수에 이른 후에는 설령 그 범행이 있었음을 알면서 범행에 따른 이득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이미 기수에 이른 범행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공동정범의 성립여부는 범죄 실행의 전 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상호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고 그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마약류 밀반입 사건의 수령책이 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수령을 부탁받은 우편물에 마약류가 들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면서도, 그 총책 또는 상선과 상호 의사 연락하에 그 밀반입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이를 수령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할 것이기에 이러한 점을 적극 변론하였습니다.

 

. 범행 동기의 부존재

우선 의뢰인이 폄범한 가정주부로 마약관련 범죄를 저지를 동기가 없다는 점을 변론하였습니다. 즉 의뢰인은 한국에서 남편과 혼인혼 이후 자녀를 돌보며 살아온 평범한 가정주부로 마약관련 사건으로 경찰조사를 받거나 처벌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자입니다. 따라서 마약전력이 전혀 업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온 의뢰인이이 위험을 무릅쓰고 마약류 밀반입 사건에 개입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입니다. 더욱이 피고인은 돌보아야할 어린 자녀들이 있어 피고인이 마약 관련 사건으로 구금되면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바, 더욱더 피고인이 위험천만한 마약류 밀반입 사건에 개입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 피고인이 휴대폰을 포렌식 하여 피고인이 성명불상의 총책을 인터넷 부업을 통해 알게 되어 건강제품을 판매했을 뿐이라는 정황을 밝혀냈습니다

 

피고인은 일관되게 자신은 평범한 가정주부로 가정의 생계를 돕기 위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에서 인기 있는 건강보조 식품을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왔는데 성명 불상의 총책도 고객 중 한명으로 주문을 자주하던 단골 고객이기에 우편물을 대신 수령해달라고 부탁해 우편물을 수령하려 했을 뿐 우편물에 마약류가 들어있다는 사정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이 피고인의 휴대폰을 압수하여 이와 같은 사정을 입증할 증거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에 휴대폰 가환부를 요청헤 휴대폰을 확보한 후 포렌식을 하였고 그 결과 피고인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였습니다.

즉 피고인의 핸드폰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SNS에 건강제품 사진 등을 올려놓으면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댓글 등으로 가격 등을 물어 보며 흥정을 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거쳐 구매자가 결정되는데, 성명불상의 총책이 물건을 여러차례 구매한 것을 밝혀 냈습니다.

 

. 이온스캔 반응에 대하여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의 휴대전화, 체포당시 소지하고 있던 가방, 지갑 등에게 케타민 성분이 검출되어 이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였습니다. 그러나 본 변호인은 피고인이 마약류 밀반입에 관여하여 왔다면 우편물 수령당시 피고인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는 피고인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며, 더욱이 피고인의 신체 등에서도 마약류 반응이 나왔어야 할 것인데, 피고인의 손 이마 등에는 전혀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하였으며, 피고인의 소변 검사에서도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사실을 부각시켜 변론하였습니다.

 

3. 무죄 판결

 

이와 같이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쳤고, 법원은 본 변호인의 변론 사항을 아래와 같이 대부분 반영해 피고인에 대해 무죄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마약 밀반입은 마약 유통범죄이기에 그 형이 상당히 중합니다. 최근 국내에 마약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유통 총책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마약과 관련 없는 이들에게 접근해 마약류가 들어있는 우편물을 수령해달라고 부탁하거나, 비어 있는 집을 포스팅 장소로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칫 그 부탁을 들어주었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 밀반입 사범이 되어 중한 형을 선고 받을 수 있기에 의심스러운 우편물을 받아달라는 부탁은 거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뢰인도 아무 의심없이 부탁을 들어주었다가 구속까지 되고 큰 고생을 했던 사안입니다. 다행히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 보상까지 받았지만,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재판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