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3일 사법시험 최종합격자를 대상으로 한 사법연수원 면접이 있었다. 지난 11월 3차면접시험때에도 일산 특유의 칼바람이 불어 많은이들을 덜덜떨게 하더니 이번 사법연수원면접도 다소 추웠다.

 그러나 이미 최종합격을 한상태에서 앞으로 연수원에서 일과소개와 연수원교수들과의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기 때문에 지난 3차면접때의 팽팽한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연수원 홈페이지에 약8시 30분까지 도착해달라는 공지를 보고 8시20분 정도에 도착을 하니 이미 많은 예비연수원생들이 도착해있었다.일부는 지난 서류등록기간에 연수원수첩에 기재될 증명사진을 찍지 못해서 연수원내에 있는 식당에서 증명사진을 찍는 이들도 보였다.


 그리고 일부 연수원생은 자신의 예비학번을 기억하지 못해 단상에서 확인하는 모습도 보이는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연수원생들이 대강당에 다모이자 공식적인 행사가 시작되었다.

 우선 연수원 교수님 한분께서 오셔서 앞으로 연수원생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즉 학기는 언제 시작하고 시험은 어떻게 보고 하는지등등 연수원생활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인상이 아주 포근했던 분이셨는데 간간히 유머도 섞어가면서 연수원생들의 웃음을 유발하며 아주 자상한 설명을 해주셔서 앞으로 연수원생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연수원생은 단순한 대학원생이 아닌 국민의 혈세를 통해 매월 봉급을 받는 공무원신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3월 연수원 입소식을 마치고 정식으로 연수원생이 되는 순간부터 연수원생은 5급공무원에 해당된다. 공무원에 해당되는 만큼 매월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마련된 약 100여만원의 봉급을 받게 된다.

 최근에는 합격자가 1000여명에 달하여 연수원생중 일부만이 판검사로 임용되고 대부분 변호사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변호사를 양성하는 그런 교육과정에 국민의 혈세를 통해 봉급을 지불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우리사회의 비판이 있다는 사실을 연수원 교수님들도 잘알고 계셨고.따라서 그러한 상황에서 더욱더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경솔한 행동을 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게 법률봉사활동등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2월초에 수강과목신청을 설명해주셨다.개인적으로 자신의 전공분야를 선택해서 그러한 전공분야에 맞는 필수학점과목을 수강신청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나의 전공을 무엇으로 해야할지 아직까지 제대로 정하지 못했다.남은 시간 진지하게 고민해보야 할듯하다.

 그리고 예상밖의 숙제도 있었다. 입소식때까지 연수원에서 지정해준 책을 읽고 간단한 A4지 3장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라는 숙제였다.연수원홈페이지에 게시된 책들중에 3권정도의 책을 읽고 써오라는 숙제였다.대학졸업후 오래간만에 숙제를 받아보니 마치 초등학교때 겨울방학 숙제를 오래간만에 다시 받는 느낌이었다.

 오전에 이렇게 앞으로 있을 연수원생활을 교수님들로부터 소개 받은후 점심식사후 오후부터 연수원생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이 시작되었다.일부는 오전에 면접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졸음이 밀려왔다.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꾸벅꾸벅 계속졸았다.연수원 본관 10층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꾸벅꾸벅 졸다가 일어나 창을 통해 바래보니 일산의 전경이 내려다 보였다. 잠시 동안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며 치열하게 공부했던 고시공부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과연 내가 합격할수 있을가하는 불안감,불합격하고 좌절하던 순간등이 하나 하나 떠올랐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사법연수원 본관에 이렇게 와 있건만 잠시동안의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해보았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내이름이 호출이 되었고 교수님이 계신 방으로 들어갔다.교수님은 우선 합격을 축하한다고 자상하게 말씀해주셨고.그후부터는 개인적인 신상이야기 즉 고향.고등학교가 어디출신인지 대학생활을 어떠했는지.앞으로 어느분야에 진출하고 싶은지등등을 이야기 나누었다. 사법시험3차시험 면접에서와는 정말 정반대의 분위기였다.엄격함속에서 이루어진 집단면접 법률적 지식을 물어보시고 냉정하게 바라보던 면접관님들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연수원 면접의 교수님은 아주 자상하게 이것저것 물어봐 주셨고 그래서인지  긴장이 풀려 간단한 농담도 나눌수 있었다.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면접이 끝났다.

 이제 공식적인 모든 일정이 입소식전까지 마무리되었다. 이제 약 2달여 남은 기간이 입소전의 선배들 말로는 앞으로 다시 찾아오기 힘든 일생에 있어서 가장 여유로운 시기라고 말한다.먼저 연수원에 들어간 선배나 후배들은 다시 찾아오기 힘든시기이니 여행도 다녀오고 좀 여유롭게 지내라고 조언을 한다.
 한편 연수원 교수님께서 강조하신것처럼 연수원생이 공무원신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필요성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