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격부인론의 엄격한 적용

구상금(법인격부인) 2015. 3. 5. 23:37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최근 금융기관들이 법인격 부인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그러나 원심에서 법인격 부인론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여 그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패소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 같다.

과거 사례를 보아도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즉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기관이 신설회사를 상대로 신설회사가 구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며 법인격부인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신회사가 구회사와 인적 구성, 거래처 등이 동일하고, 구회사의 대표사 신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점 등을 인정하여 법인격 부인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법인격 부인론은 신회사가 구회사와 단순히 인적구성, 거래처 등이 동일하다는 사정만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와 같이 법인격 남용을 이유로 신회사의 법인격을 부정하려면 구 회사가 자신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신회사의 법인 형식을 이용함으로써 그에 대한 법적 효과의 귀속을 부당하게 벗어나려고 하는 법인격 남용행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인바, 주식회사의 물적·유한 책임성에 비추어 채권자를 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영업이 부진한 주식회사를 폐업하고 채권·채무를 청산한 다음 신규자본을 투입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 자체를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어 구회사를 폐업처리하고 신회사를 설립하였다는 것 자체를 가지고 법인격을 부정할 만한 남용행위에 관한 사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신회사를 구회사의 경영진이 경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회사의 재산의 혼용이 정도가 크지않고, 오히려 신회사의 규모가 더 작은 경우라면 이는 법인격 부인이 아님이 더욱 명확해진다.

결국 상고심은 이러한 사정을 인정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법인격부인을 부인하였다. 원심에서는 법인격 부인론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대응하지 못해 그러한 판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법인격 부인 소송이 들어온 경우에는 이러한 법인격 부인론의 특성을 명확히 아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소송을 진행해야 큰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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