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여야는 한미 FTA에 대한 극한 대립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한나라당의 본회의 기습상정으로 단독처리되었다. 이에 대하여 야당은 본회의 장에 사상 초유의 최루탄을 터트리며 결사 항전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번 FTA 국회 단독처리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여야 협상파의원은 단독처리라는 파행을 막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였지만, 강경파에 밀려 그 입지가 축소되었고, 결국 협의는 실패하였고, 단독처리가 언제 될 것인가만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결국 FTA 국회 단독처리는 야당의 극렬한 반대로 인한 몸싸움, 한국 국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추태로 끝이났다. 국회 단독처리는 기존정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인 것이다. 이번사태로 기존정당의 한계에 염증을 느낀 시민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존 정당은 국가의 중요한 결정사항에서 항상 극렬한 대립을 보이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본회장에서 몸싸움과 난투극으로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왔다. 대한민국 국회가 개원한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회에서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은 찾을 수 없고 오직 몸싸움과 난투극으로 해결하는 구시대의 작태는 여전히 훌륭한 의사결정 방식으로 남아 있는 형상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모두 마찬가지이다. 마치 임진왜란을 발발전에 왜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왜에 다녀온 대신들이 그들의 당파에 따라 서로 반대의견을 내어 왜의 침입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었던 것 처럼,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당은 중요한 국가의 중대사항에서 여전히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만으로 기존정당의 정책이나 협의점에 대해 반대정당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극렬하게 반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극한 대립을 피하기 위해 협상을 주도하는 협상파의원들은 각 당의 강경론자들에 의해 당을 배반하는 행위로 간주되며 결국 협상파 의원들의 입지는 줄어든 채 강경론자들의 의견이 그 당의 의견이 되어 더이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초래되는 것이다.

  쓴웃음이 나올 일지만 매년 반복되는 국회단독처리와 몸싸움은 대한민국 국회만의 의사결정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매년 국회 본희의장을 점령하기 위한 극한 몸싸움 끝에 어찌되었건 중요한 안건은 처리되고 집행이 된다. 그리고 국가는 그 처리된 법률에 따라 나름대로 제대로 작동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 시민들은 이런 구석기 시대같은 의사결정 방식을 바라만 보아야 하는 것일까?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시민들에게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의사결정방식을 강요하는 우리 국회와 정당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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