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휴식중......

좌충우돌변호사일기 2012. 8. 7. 07:00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법원은 7월말에서 8월 초까지 약 2주간의 휴정기를 갔는다. 이 기간 동안 판사 및 법원 공무원이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맞추어 변호사들도 여름휴가를 떠난다. 드디어 변호사들이 꿈꾸어 오던 법원 휴정기기 시작되었다. 올해는 7월 30일부터 8월 11일 까지 약 2주간의 법원 휴정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7월 30일부터 약 일주일간의 휴가를 얻었다. 1년동안 오직 이 일주일간의 휴가만을 기대하며 살아 온 것처럼 휴가가 다가올수록 가슴이 설레였다. 휴가 일주일 전부터는 다소 나를 짜증스럽게 만드는 의뢰인이 찾아와도 싱글벙글 웃으며 친절하게 상담을 하였고, 촉박하게 재촉하는 의견서를 작성하기 위해 밤 10시가 넘어서 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어도 즐거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휴가 전주 금요일..... 오후 4시 인천재판을 마치고 나는 바로 집으로 고고씽이다. 나를 괴롭히던 두꺼운 사건 기록들이여 이제는 안녕, 이제 너를 다시 보지 않으리.....나에게는 푸르른 제주도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일찍 끝날줄 알았던 인천재판은 뜻밖에 밀려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끝나고, 퇴근시간에 맞추어 서울로 출발하는 나의 애마는 질주본능을 느끼지 못하고 서울로 기어만 간다. 그래도 나는 즐겁다.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휴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드디어 오후 8시가 다되어서 집으로 도착, 사랑하는 아내와 10개월 된 딸아이가 나를 반긴다. 이것이 천국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이번 휴가는 큰맘먹고 유럽으로 날아가 런던 올림픽의 영웅들도 응원하고 싶었건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원대한 유럽원정의 꿈은 날아가고 제주도로 향했다. 그래도 나는 즐겁다. 푸른 바다의 시원함과, 맛있는 음식들, 시원한 공기가 나를 반겨주었고, 일년동안 쌓여있던 피로가 날아만 가는 것 같았다.

  3박 4일 간의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다시 서울로,,,,이제부터 슬슬 다시 사무실에 나가야 할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지옥같은 현실이 나를 괴롭힌다...;; 그러나 아직 여유는 있다. 쇼파에 늘어져 올림픽 경기를 보고,,,졸리면 자고,,,,배고프면 먹고,,,,,, 이 얼마만에 누리는 여유란 말인다. 영원히 이 시간이 지속되었으면 했다.

  하지만, 달콤했던 일주일간의 휴가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월요일 요란스럽게 울리는 핸드폰의 기상소리가 왜이렇게 지옥의 종소리 처럼 느껴지는지....결국 사무실에는 지각을 했고...사무실 책상에는 결제 서류가 산더미 처럼 쌓여 있고, 갑작스럽게 다음주 까지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은 왜 이렇게 많이 날라왔는지,,,아무래도 다음주 광복절에는 출근을 해야만 할 것 같구나....

 나의 일주일의 휴가는 그렇게 꿈처럼 사라져 갔다. 다시 1년을 기다려야만 하는 것인가..우울함의 그림자가 나를 하루종일 짓눌렀던 검은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