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후 베트남 신부와 결혼한 공무원형

이런저런얘기 2008. 9. 17. 07:26 Posted by 채희상 변호사
 인간이란 존재는 일생을 살아가며 대부분 결혼이라는 선택을 하게된다. 그것이 종족본능을 위한 본능의 소산이던.행복을 누리기 위한 선택이던말이다. 결혼은 그사람의 이후의 인생을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 신중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준비과정에서 여러가지 마찰을 일으키며 파혼하는 경우도 꽤 있다. 내가 아는 선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이선배는 같은 대학을 다니던 선배였다.같은과 출신으로 대학기간은 같은 고시반에서 난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그선배는 행정고시를 준비해서 친하게 지냈던 형이다. 그러나 그형이나 나또한 대학 기간에 합격을 하지 못했고 공부를 했다.

 하지만 불운인지 그선배는 계속 2차시험에 떨어졌고 어느순간 나이도 부담스러워 공무원시험으로 전향을해  7급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공무원시험에 합격하니 나이가 꽉찬 노총각이다 보니 집안에서 결혼을 서둘렀다. 당시 사기던 여자친구가 없었던 형은 집안의 강요도 있고,자신도 이제 안정적 삶을 누리고 싶어서 자의반 타의반 결혼 정보업체에 회원가입을 하고 이른바 선을 보고 다녔다.

 몇번의 선을 본후에 어느정도 대화도 통하고 인물도 맘에 드는 여자를 만났단다.그여자와 계속 만남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누니 이제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선배형이나 그여자도 이제 나이가 꽉찬상태라 어느정도 호감을 가지게 되어 바로 결혼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다소 씀씀이가 큰것이 흠이었지만 결혼하면 현실을 직시하고 바로 고쳐질거라고 생각하고 또 성격도 잘맞는것같아 양가가 상견례를 하고 바로 결혼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단은 결혼결정후에 생기기 시작했다. 결혼결정후 예식장을 알아보고,혼수준비,살집을 알아보고 하는 과정에서 의견차이가 심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선배는 집안형편도 그렇게 좋치 못하여 그냥 소박하게 결혼식을 하고 싶었지만 신부측의 요구는 보다 화려한 결혼식을 원했나 보다. 웨딩드레스의 경우도 다소 부담스러운 고가의 것을 원하는등 계속되는 의견대립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살집을 정하는데서 발생했다.선배는 아무래도 집안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어서 반지하의 작은 빌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할 계획이었단다. 하지만 결혼할 여자가 최소한 20평이상의 전세아파트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선배는 자신의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차분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하자고 말했지만 도무지 말을 알아듣지 못하더라는것이다.

 그렇게 선배와 결혼할 여자와의 갈등은 커져만 갔고.그러한 갈등이 계속되자 그여자의 그동안 감추어져왔던 단점들이 너무나 커보였다고 한다. 그여자는 연봉이 3000만원을 넘어가는 기업에 다니고 있었는데 몇년동안 일하면서 그흔한 적금통장하나 장만하지 않고 버는대로 쇼핑이다 뭐다하면서 다돈을 쓰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때로는 작은 원룸에 살고 있었는데 한달 월급을 다써버려 월세낼 돈도 없어 집에 손을 벌린일도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선배는 결국 이여자와 결혼했다가는 가정자체가 파산할거라는 생각과 집문제로 갈등이 너무 심해 결국 파혼을 선언해버렸다.그리고 도무지 이제 결혼할 용기가 생기지 않더란다. 특히 한국여자라면 정내미가 확떨어져 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님이 선배를 가만놔둘리 없었다.계속해서 부모님은 혼기가 훨씬 넘어버린 선배에게 결혼에 대해 압박을 가해왔다.

 그러자 선배는 한국여자와는 더이상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부모님은 결혼을 강요하자 뭐랄까? 아무생각없이 베트남여자와의 결혼을 알선해주는 결혼정보업체에 등록을 해 며칠 휴가를 내고 베트남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맞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형식을 거친후 마음에 드는 처자를 만나고 우리가 티비에서 보는것처럼 후다닥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 선배를 오래간만에 만났다. 추석이 되어 고향에 내려가기전에 신림동에 일이 있어 왔다고 내가 신림동에 있는 것을 알고 연락을 해와 보게되었다.오래간만에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선배에게 결혼생활이 행복한지 물어보았다. 선배는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한다.선배는 작은 지하의 빌라도 아닌 약간 큰 원룸에 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하단다. 선배가 결혼할뻔한 여자와 아마도 원룸에서 살자고 했다면  기겁을하며 도망갔을것이라며 선배는 웃음을 보인다.신부도 너무나 착하고 알뜰해서 조금씩 주택부금도 부어가며 미래를 설계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선배도 형편이 어려워서 큰돈은 보내드리지 못하지만 베트남 장인댁에도 조금씩 생활비라도 쓰라며 돈을 보내주는데 신부가 너무 고마워해서 오히려 자기가 민망하단다.

 내년에는 신부가 장인어른을 너무나 그리워해 돈을 조금씩 모아 경비를 마련해 여름휴가때나 한번 베트남에 갈생각이라고 한다. 내가 보아도 선배는 무척이나 행복해보였다. 파혼하기전의 짜증스러웠던 선배의 표정은 없고 차분하고 웃음띤 행복해하는 모습만이 보였다.그리고 선배는 말했다. 나중에 딸을 나으면 그 파혼한 그따위여자처럼 딸이 자랄까봐 너무 걱정이란다.하지만 알뜰하고 착한 신부가 잘키워줄꺼라고 확신한단다.^^

 아무튼 선배이야기를 들으며 참 결혼은 어려운거구나하고 느꼈다.하기야 생판모르는 남남이 만나서 가족을 만드는 것이니 참 힘든일이긴하다.하지만 어려움을 겪었던 선배가 이제 자기짝을 만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것을 보니 무척이나 부러웠다.